성수기 꽃 소비 특수 사라져
성수기 꽃 소비 특수 사라져
  • 권성환
  • 승인 2021.12.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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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소비 위축 … 선물 풍속도 변화
“화훼산업 재도약 위한 소비대책 마련돼야”
코로나19 영향으로 연말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재동 화훼시장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썰렁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연말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양재동 화훼시장에 손님의 발길이 끊어져 썰렁하다.

문화 및 환경이 개선되면서 화훼 소비량이 점차 늘고 있지만, 연말연시 등 특수날에 화훼 소비가 줄어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모임 및 행사 취소 등으로 인한 소비 위축에 따른 선물 풍속도 변화가 그 이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훼 경매 실태 현황은 2016년 1,832만 속, 2017년 1,838만 속, 2019년 1,885만 속으로 지속 늘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모임 및 행사 취소 등으로 1,732만 속으로 정체됐다.  

특히 대목이 많은 5월·12월 꽃 소비 현황을 보면 2016년 362만 속, 2017년 348만 속, 2018년 335만 속, 2019년 368만 속, 2020년 334만 속으로 점점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금년도 성수기 꽃 소비 현황은 온라인 거래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17일 기준 전년대비 7.86%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목에 꽃 소비량이 감소한 이유 중 하나로 소비 위축에 따른 선물 풍속도 변화를 꼽았다. 꽃은 일회성이라는 인식이 강해 현금, 상품권, 건강식품 등의 소비가 늘었다는 것이다. 꽃을 구매한 사용자들의 불편사항을 보면 꽃은 금방 시들어 실용성이 없다는 의견도 다수다.

이에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김윤식 회장은 “전체적 문화가 개선되면서 화훼소비량이 증가 했지만 특수 대목에 소비량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2005년을 기점으로 연말연시, 기념일 등의 화훼 소비가 크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소비자들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한다”며 “선물 하나를 고를 때도 가성비·가치 소비·감성을 꼼꼼하게 따지고 있음에 따라 화훼산업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소비패턴을 바꾸기 위한 업계와 부처의 노력이 필수”라고 피력했다.

김 회장은 “특수 대목 화훼 소비 활성화 방안은 앞으로 정부 및 자조금협회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며 “화훼만의 특별한 소비 대책이 강구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화원협회 박운호 회장은 “대면 접촉 기피로 인해 꽃집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든 데 더해 코로나19로 졸업·입학식 등 특수가 사라져 화훼업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인건비와 원가 상승 폭은 높아지고 있는 데 반해 판매가격은 떨어지고 있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국화훼협회 임영호 회장은 “연말연시, 기념일 등에 생화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짜 꽃을 사용한 화환을 조화라고 표기하도록 하는 등의 법 개정 또한 필요하다”며 “화훼산업 발전법 개정을 통해 실질적으로 화훼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로 인해 행사·기념식 등 선물용 꽃 소비가 점차 줄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화훼산업진흥협회 한 관계자는 “지속적 경기침체와 더불어 김영란법 시행 이후 기념일 등 화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실제 인사철 공공기관에 꽃을 배달하려 해도 당사자가 거절하는 등 난처한 상황이 빚어지기 일쑤”라고 토로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생화를 사용하던 축하 화환은 조화로 대체해 값싸게 대체하는 업체가 나오는가 하면 재사용 화환을 사용하는 업체도 등장해 악순환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난방비, 시설비 등의 생산비는 2000년대에 비해 몇 배 증가해 농가는 생산비도 못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이후 가격 경쟁력에서 월등히 앞선 중국산 꽃으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업계 종사자들은 특수 대목만이라도 화훼 소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화훼농협 한 조합원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화훼 시장체계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꼈다”며 “경기불황 등의 요인으로 행사 및 각종 기념일이 많이 사라졌으며, 시장의 체계가 많이 좁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중에 꽃을 대체 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나와 기념일, 연말연시에 화훼 판매율이 매우 저조한 상태”라며 “화훼산업이 재도약 하기 위해서는 정부 및 화훼농가들의 특별한 소비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