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남원원예농협 푸드종합가공센터
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남원원예농협 푸드종합가공센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5.07.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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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원예농협 미래 먹거리, 푸드종합가공센터
남원원예농협 푸드종합가공센터 전경
남원원예농협 푸드종합가공센터 전경

# 비조합원의 참여율 높인 프로슈머 전략

남원원예농협(조합장 김용현)은 특이하다. 
조합원들 중심으로 운영이 이뤄지는 여타 조합과는 달리 비조합원들의 참여와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공판장의 경우 조합원 뿐만 아니라 비조합원의 참여가 더 많으며 로컬푸드 직매장과 산지유통센터도 비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출하가 더 많다. 
물론 비조합원의 소비 활동 또한 활발하다. 비조합원이 남원원예농협을 통해 농산물을 출하하는 생산자이자 남원원예농협 농산물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프로슈머 전략이다. 
조합의 경제사업은 수익내기가 어렵다. 
그러나 모든 농협에서 경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을 위한 공적사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며 무엇보다 농협의 정체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남원원예농협도 마찬가지다.
남원원예농협 전략은 비조합원의 참여를 최대한 이끌어내 경제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지역 조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영리한 전략이다. 

푸드종합가공센터에서 출시한 ‘온리퓨레’ 시리즈
푸드종합가공센터에서 출시한 ‘온리퓨레’ 시리즈

# 남원농산물 시그니처 상품, 퓨레

그러나 이러한 경영전략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원원예농협은 그래서 산지 농협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비책으로 농산물가공사업에 조합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2019년 주위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남원시 주천면에 설립한 푸드종합가공센터는 이제 남원 농산물 가공식품의 시그니처 상품을 생산해 내는 파워 사업의 산실로 거듭나고 있다.  
남원원예농협의 푸드종합가공센터는 처음에는 남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쥬스로 만들어 학교 급식으로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과정을 거치면서 아기들 고급 이유식인 퓨레식품 가공으로 전환했다. 
퓨레는 과일이나 야채를 재료한 걸쭉한 반액체 형태의 식품으로 남원원예농협은 2019년 푸드좋합가공센터 설립과 동시에 ‘온리퓨레’ 브렌드를 출시했다. 2021년에 무농약 과일로 만든 온리퓨레 3종을 출시하고 이듬해인 2022년에 연 150만개를 생산해 냈다. 
온리퓨레는 아기들의 고급 이유식으로 인식되면서 주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출산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국내 사정으로 인해 일정량 이상의 매출증가는 발생되지 않았다. 타겟층이 얕은 것이 원인이었다.

# 초고령 사회 겨냥 ‘노인친화형 퓨레’ 생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원원협이 발 빠르게 추진한 것이 노령친화식품의 개발이었다.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국내 상황을 정확하게 읽고 퓨레의 마케팅 타겟을 바꾼 것이다. 
남원원예농협은 이를 위해 2022년 고령친화식품 인증을 획득하고 ‘온리퓨레 이지앤케어 칼슘’, ‘온리퓨레 이지앤케어 화이버’, ‘온리퓨레 이지앤케어 프로틴’ 등 3종의 노령친화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23년에는 200만개 판매 실적을 올려 이들 상품은 일약 푸드종합가공센터의 시그니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는 마시는 타입의 퓨레 제품인 ‘과일에 담근 인삼’, ‘진하게 갈아 넣은 감귤’ 등 먹기 편하고 건강에 좋은 제품 2종을 출시, 본격적인 노령층 마케팅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도 노령 친화형 퓨례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2023년 남원원예농협의 관할구역을 남원시, 임실군, 장수군, 순창군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반대도 있었다. 
그러나 김용현 조합장은 “그럼 여기 앉아서 죽어라는 거냐”며 “조합간 도·농 상생모델을 만들어 서로 윈윈 하자고 제안했지만 그게 이뤄지지 않으니 자구책으로 내린 결단”이라 했다. 
조용현 조합장의 강단있는 결단으로 남원원예농협의 미래 먹거리가 하나 더 탄생한 것이다. 

# 푸드종합가공센터 통해 조합과 농업인, 소비자 모두 상생하는 모델 구축
 
남원원예농협의 푸드종합가공센터 운영으로 지역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조합원의 실질적인 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첫째,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산업을 통해 단순한 원물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가공제품으로의 전환을 유도함으로써, 조합원들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계절적 가격 변동과 생산 과잉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농산물의 수급과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있다. 
둘째,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한 농산물을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지역 농산물의 소비 촉진과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남원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차별화된 가공제품 개발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전국은 물론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이는 남원 농업 인지도 향상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단기적인 수익 창출에서 그치지 않고 6차 산업으로서의 남원농업을 실현하는 핵심 거점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농산물 생산(1차), 가공(2차), 유통 및 체험·관광(3차)을 연계한 통합적 농업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남원 농업의 산업적 가치와 청년 농업인의 유입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남원원예농협만의 독창적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자체 가공공장 운영으로 ‘신뢰할수 있는 농협’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남원원예농협은 푸드종합가공센터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 조합원에게는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을 환원함으로써 조합과, 농가, 소비자 모두가 상생하는 지역 순환경제의 중심이 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뷰 / 김용현 조합장
시대를 읽는 가공사업으로 산지농협의 한계 극복한다

과거에는 공판 사업이 조합 운영에 차지하는 비중이 90%가 넘었지만 현재는 신용사업이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는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다.  
손익만 생각하면 신용사업만 하는 것이 맞지만 원예농협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나로마트 사업, 산지유통, 가공센터, 공판장, 자재 마트 사업 등 경제사업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가 적자인 경제사업을 오히려 강화하는 이유는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사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딜레마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서 남원원예농협은 환원의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았다. 
바로 농산물 가공산업이다. 
남원원예농협이 가공 사업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6년째이다. 
사실은 10년 전부터 시작하려고 했는데 당시에는 예산이 없었다. 그때 마침 남원시에서 정부 공모사업 선정되었는데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있어서 예산을 반납한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래서 그 예산을 저희 농협에 달라고 했다. 
원래 화장품사업으로 받은 예산이라 가공사업을 구상하던 우리 농협의 사업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예산 전용이 무산될 뻔 하기도 했지만 결국 정부를 설득하여 이 예산을 우리 조합 가공사업 추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어렵게 추진한 가공사업이 이제는 남원시 농산물 가공식품의 대표 브랜드 ‘온리퓨레’ 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처음 아기 이유식용에서 시장환경의 변화에 발 맞춰 노령친환용으로 상품을 개발해 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 조합의 목표는 지역농협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국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업인들이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조합원들에게 더 나은 농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김창수 funnyfarm5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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