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종고유 크기로 생산하는 것이 고품질 사과 생산 기본
품종고유 크기로 생산하는 것이 고품질 사과 생산 기본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03.2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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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사과일수록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중소과(250g 내외)보다 최소 2배 이상으로 비싸게 팔리고 있다. 명절 제수용으로 필요한 큰 과일이라면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중소과는 연중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런 이유로 생산자는 너나 할 것 없이 큰 과일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것이 생산비를 증가시키고 소비자가 원하는 싼 값의 사과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 이웃에는 전 세계 사과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위치하고 있다. 또, 한미 FTA 발효에 따라 ‘식물방역법’ 상의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SPS)’가 승인되면 미국 사과도 언제든지 밀려들어 올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생산시기가 정반대인 남반구의 호주, 뉴질랜드도 제각기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모두 큰 사과가 아닌 품질이 좋고 경영상으로도 유리한 중소과를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과도 값싸고 맛있는 작은 사과이다. 가까운 미래에 수입될 가능성이 높은 외국산 사과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 사과산업도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유리한 중소과 생산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중소과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면 농가에서는 단위면적당 수량을 크게 늘릴 수 있고 일손과 비료 등의 농자재 사용량도 대폭 줄일 수 있다. 더욱이, 중소과는 색깔이 잘 들고 영양성분이 풍부하며 무엇보다 맛과 저장력이 뛰어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에서 사과 품종인 ‘후지’에서 과실 크기와 당도·경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사과가 300g 이상으로 클수록 당도와 경도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품종 특성에 맞는 적정한 크기의 사과 생산은 나무 생리에도 바람직하다. 즉, 나무의 힘을 안정화시킬 수 있어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을 높여줌으로써 매년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품종의 고유 특성보다 큰 사과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세밀한 꽃·어린 열매 솎기작업이 필수적이다. 또, 부가적인 각종 비료 살포가 불가피하다. 이로 인해 나무의 병해충 저항성이 떨어져 농약 살포 횟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생산비의 증가로 과실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과산업의 가치사슬과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서로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먼저 유통 관계자들이 중소과 사과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보장해 주어야 시장공급량과 소비량이 증가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과재배 농업인의 기술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의 농업인보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과실의 품질이 높지 않은 이유는 오직 시장가격 상의 문제로 품종 고유의 특성을 벗어난 큰 과실을 생산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 때문이다. 생산자들은 소비자가 맛있는 사과를 즐길 수 있도록 중소과 생산·공급량을 늘려야 한다. 또, 한중 FTA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중소과 생산체계 확립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산업 경쟁력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리고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시험장에서 개발한 ‘팅크벨’, ‘그린볼’과 같은 중소과 품종에 대한 관심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진청 원예원 사과시험장 농업연구관 권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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