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냉난방시스템


고유가 시대, 시설원예 농가는 농사를 잘 지어도 난방비로 나가는 돈이 많아 걱정이다. 이러한 걱정거리를 덜어주기 위하여 땅속에 열교환용 파이프를 매설하지 않고 지하수와 연계된 물탱크 내에서 에너지를 뽑아 냉·난방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냉난방시스템을 개발했다.
시설원예 하이브리드 냉난방시스템은 자연에너지를 활용해 냉난방을 해결하는 기술로, 한겨울에도 난방비 걱정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시설원예농가에서 실증시험을 한 결과 농업인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2012년 특허 등록과 업체 기술이전을 했고, 2013년도에는 경기도 고양과 경남 하동의 시설농가에서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014년 본격 보급 예정이다.
▲개발 동기
최근 5년간 시설원예농가의 경영비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로 매우 높다. 또한 유류 위주 난방은 환경을 오염시키는 문제점을 앉고 있어 화석연료 대체용 자연에너지 이용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되 시스템의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열+수열+태양열 등 열원을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냉난방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하게 됐다.
이 시스템은 2009년부터 연구해오던 온실 지붕으로부터 빗물을 저장탱크에 모아 작물재배용으로 활용하는 연구에서 힌트를 얻어 2012년부터 공동연구업체인 ㈜티알엑서지와 본격적으로 연구를 하게 됐다. 2012년도에는 제품 개발을, 2013년도에는 고양, 하동 시설농가에 설치하여 실증시험을 실시했다. 실증시험 및 현장평가결과 농업인들의 반응은 좋았으며, 시설농가 보급을 위해 연말에 정책제안, 영농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구성과
△땅 속에 파이프 묻지 않고 설치
이 기술은 기존 냉난방시스템과 다르게 땅속에 열교환용 파이프를 매설하지 않고 지하수와 연계된 물탱크 내에서 에너지를 뽑아 냉·난방용으로 활용한다. 기존 지열히트펌프 시스템에 비해 설치비를 약 40% 줄일 수 있으며, 설치에 소요되는 면적도 약 80% 줄일 수 있다. 시공기간은 약 1/4로 단축 가능하고, 설치할 곳의 지질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으며, 고장나도 쉽게 고칠 수 있다.
또한 축열 기능이 있어 낮 동안에 온실 내 입사된 태양 복사에너지에 의해 상승된 공기 열원을 물탱크로 축열하거나, 온실 외부 태양열 집열기에 의한 물탱크의 물 온도를 높임으로써 시스템의 난방 성능을 높일 수 있다.
△고효율과 친환경 둘 다 잡았다
시설원예농가에서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경유 온풍난방기와 비교 시 난방비가 약 90%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원예시설 면적의 약 5%인 2,600ha에 하이브리드형 냉난방시스템 적용 시 기존 온풍난방기 대비 연간 경유 절감량은 454,578kL,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178,857tCO2 감소된다.

△시설원예 생산비 획기적으로 줄이다
시설원예농가에서 경영비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물에 따라 30∼40%로 매우 높다. 현재 유류난방 위주의 난방시스템 구조에 따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생산비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 원예시설 면적의 약 5%인 2,600ha에 하이브리드형 냉난방시스템 적용시, 기존 지열시스템 대비 설치비용은 약 1조4,820억원 절감되고, 설치면적은 약 577ha 줄일 수 있다.
△친환경 난방에너지의 시대를 열다
시설원예 난방연료의 89%는 유류, 연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열+수열+태양열을 이용하는 개발 시스템을 기점으로 자연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바꿔 나갈 것이다.
△시설원예농업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것
시설원예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첨단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시설원예농업 기술 강국 건설에 앞장 서 나갈 것이다. 농업분야 뿐만 아니라 대형건물(상업용, 공장), 공동주택, 축산시설(돈사, 양계장), 양어장, 버섯재배사 등에 활용해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 에피소드
△기대 안하던 농가, 직접 본 뒤 ‘최고다’ 감탄
경기 고양시 시설화훼농가에 개발 시스템을 처음 설치할 당시만 해도 농가 주인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다. 왜냐하면 그동안 좋다는 냉난방장치들을 여러 차례 사용해 봤지만 기대에 차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치 후 1개월이 지나자 연료비가 기존 방식보다 약 700여만원이 절감되는 것이 눈에 보이자 농가의 태도가 달라지면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농가에서는 겨울철 난방시험과 여름철 냉방시험은 물론 현장평가회에도 적극 협조한 것은 물론, 개발 시스템의 홍보대사 역할까지도 자청했을 정도다.
이 농가 외에도 경남 하동의 시설농가에서도 실증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그동안 평가회 등을 통해 농민들이 만족해하고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그 분들께 보탬이 되고 우리 농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를 하는 연구자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게 새삼 뿌듯해진다.

하나의 기술이 개발되어 현장에서 인정받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보람도 함께 느낀다. 얼마 전 국민신문고에 경기 안성시 시설재배 농가들이 글을 올렸다고 한다. “개발시스템이 설치된 경기 고양시와 안성시, 경남 하동군의 농가를 직접 방문해 확인·검토한 결과, 이 시스템으로 하면 생산비를 확실히 줄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개발시스템을 조기보급 해달라는 민원을 청와대에 제기한 것이다.
경남 진안군, 고양시, 산청군 등에서도 관계부처 담당자 및 농업인들이 시스템이 조기 보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개인적으로도 매일 여러 통의 전화와 방문 견학을 받는데, 몸은 바쁘지만 현장에서 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 참여연구원=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시험장 전종길 연구관, 백이 연구사, 김형권 연구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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