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에도 사과·배를 먹자
▲시설원예 최첨단 제어로 업그레이드
▲수출로 원예산업경쟁력 높이자
▲수확후관리 기술로 경쟁력 제고
▲식물공장 한국에서 성공가능성은?
# 수확후 손실 비용 외국 비해 크게 높아
수급불안 문제가 매년 되풀이되고 유통구조개선이 농업계의 핵심 과제로 대두되면서 수확후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예농산물은 수확 후에도 생명력이 지속되고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원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수확후관리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수확후관리란 농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신선도를 높이는 한편 손실을 줄여 유통판매기간을 연장하는 활동으로 선별, 포장, 저장, 전처리 등의 전과정을 의미한다.
(사)한국수확후관리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수확후 손실은 30~35%로 선진국 7~10%에 비해 매우 높아 유통비의 1/3이 사라지고 경제적 피해가 크다. 양파의 경우 소비지 탐문조사에서만 손실률이 10~20%이며 관리를 잘해도 저장 중에 10%가 발생한다. 생산할 때 기후가 나쁘면 품질저하로 인해 저장부패가 40%까지 되는 경우도 있어 피해는 더욱 커 수확후관리의 경제적 가치는 매우 높다.
김종기 중앙대학교 교수(농식품신소재개발센터 소장, 수확후관리협회 고문)는 “원예농산물은 유통업자의 주관에 따라 유통과정에서 가격과 품질이 결정된다"며 “수확후관리를 통해 그 품질이 등급화, 객관화되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는 한편 유통을 객관화, 과학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확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게 되면 품질관리로 유통범위가 넓어지고 소비지 요구에 따라 출하가 가능하다. 농산물의 부패, 손실을 줄이고 저온저장을 통해 농산물 재고, 홍수출하를 방지하는 완충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산지폐기를 막고 수급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이 수확후 관리다.
아울러 유통기간이 증대되면서 유통단계가 축소돼 유통구조개선을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다.
김 교수는 배추 사례를 들면서 배추 저장기술을 개발하면 공급시스템을 안정화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추석시기에 배추 단경기가 심한데 고랭지배추를 저장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대성 농촌진흥청 연구관도 “수확후 관리기술은 시대적 요구로 폐기되는 농산물을 줄여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한편 농가 수익도 높인다"며 “제2의 생산, 블루오션, 녹색기술"이라고 밝혔다.
유통관계자들도 수확후관리는 소포장, 핵가족화, 신선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만족하기 위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
# 수출국 다변화 경쟁력 제고

김 교수는 “농산물 수출시 생산된 고품질 제품이 수확후 최종적으로 소비자까지 지속돼야 하기 때문에 수확후 관리기술이 뛰어나면 수출경쟁력을 확보한다"며 “상품경쟁력을 높이는 핵심기술은 수확후관리에 있고 수출국다변화를 이루는데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국산 배가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검역관이 국내에 상주하면서 검역을 통과해야 수출할 수 있지만 중국산배는 미국 검역관의 검사 없이 자체검사만 한 후 최근에 미국에 수출하는 실정이다. 이는 그만큼 미국이 중국의 수확후관리기술을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홍윤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관도 국내 원예산물의 수확후 손실률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으며 수확후 상품성 향상을 위한 처리 시설이나 기술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고 전하고 수출시 수출 품목의 수확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출품 고급화에 걸림돌이 돼 세척, 훈증, 저장의 선진화된 기술들이 접목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관은 “우리나라 농업인이 한중FTA체결 후 중국에게 가격경쟁력을 갖기는 어렵기 때문에 수확후관리를 통한 품질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 품질관리 개선 종합대책 필요
산지유통센터(APC)는 수확후관리를 수행하는 중요한 주체로 기술경영을 도입해야 하며, 이를 위한 품질관리 개선 종합대책 및 기술지원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익산원예농협 관계자는 산지유통센터가 수확후관리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전하면서 상시출하와 연중가동, 전문인력, 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하는 시스템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수확후관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양성과 시설확충 및 보완, 농가참여의 확대가 필요하다 전했다. 아울러 소비자와 유통시장의 급변하는 니즈로 인해 고정, 거액의 설비가 교체되는 주기가 빨라지기 때문에 통합마케팅, 광역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APC는 수확후관리를 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우리 농식품 공급의 허브역할을 해야 한다"며 “농산물을 수집해서 상품가치를 향상시켜 소비자 니즈에 맞게 유통으로 분산(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지유통조직은 상품가치를 향상시키는 등의 기술경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경영이란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경영효율화를 추구하는 것이며 APC가 기술경영으로 수확후관리를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농협중앙회 주관, (사)한국수확후관리가 수행한 연구, '산지APC역량평가 및 현장 기술지도사업'에 따르면 APC의 수확후관리기술 공정별로 역량을 분석한 결과, 전 과정 중에서 수확 후 이송 부문이 80%, 수확과정은 69%, 품질관리 공정은 61%, 저장은 63%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이 분야의 개선책이 시급하다.
출하프로그램에 따른 수확·수확후 처리·저장·유통 기술공정의 최적화 모델이 부족하고 저장 유통과정에서 손실발생률 모니터링 시스템 부재, APC의 수확후 품질관리를 위한 전문가 확보 및 현장 근무 지속성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APC의 시설보수 및 유지개념이 희박하며 냉장시스템에 대한 이해부족, 출하상품 종류 다양화에 따른 소포장 시설 보완이 시급하다. 비파괴선별기의 활용원리, 특히 정밀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산물의 선별등급화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입력하지 못하며 APC부대시설도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APC 품질관리 개선을 위해서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조직화 및 규모에 적합한 신기술의 개발·보급이 요구되며 APC 농산물 품질관리 실무자 육성 및 교육을 확대하고 품질평가 기기를 확보해 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수확후관리센터(가칭)’의 하위개념으로 ‘APC기술지원센터’ 운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식부족이 문제, 수확후관리센터 설립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수확후관리를 하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농업인은 오히려 수확후관리를 부담스러워하고 이익이 되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단기간에 홍수출하, 판매하는 우리나라 유통현실과 관련이 있으며 소비지, 특히 도매시장은 저온관리 상품을 기피한다. 반면 대형유통업체는 물류센터를 중심의 저온관리로 수익을 얻고 있다. 이에 농업인과 유통기관, 농협 등이 모두 수확후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력양성, 산지유통기술지원이 중요하지만 보급주체가 없는 점도 문제로 APC 현장 등에서 품질관리 시설장비를 운영할 전문인력이 필요하지만 부족하다. 김 교수는 “수확후 관리기술의 발전 없이는 농산물 경쟁력을 높일 수 없고 유통시스템이 안정화될 수 없다”며 “산지·소비지를 총괄적으로 기획·관리할 뿐만 아니라 정책과 R&D를 총괄하는 수확후관리센터(가칭)가 설립돼 국가적인 수확후관리기술의 개발 및 보급, 인력양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산물의 대외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농산물 품질전문가의 소통의 장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없는 실정이다. 산지유통조직이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농민에게 알리고 생산지도를 해야하며 소비자는 품질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농업은 시장개방, 농업인구감소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수확후관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