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난 선물과 농가 소득
동양난 선물과 농가 소득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03.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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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과 기개, 고고함을 상징하는 동양난은 승진, 개업 등의 축하용 선물로 애용되고 있다. 늘 푸르른 잎은 충절을 의미하고, 쭉쭉 뻗은 잎은 선비의 기상을 상징한다. 난초는 군신간 또는 상하간에는 충성의 의미가 담겨있고, 친구간에는 변함없는 우정을 상징한다고 하여 우리 조상들은 난 또는 난을 그린 서화를 선물했다고 한다. 또한 이른 봄 가내에서 기르던 난이 꽃을 피우면 가장 친한 친구를 초대하여 술잔을 나누며 난 향기를 같이 즐겼다고 한다. 모진 겨울을 견디고 이른 봄 피어나는 은은한 향기는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는 서양난에 비길 바가 못된다. 크기도 적당하여 좁은 사무실이나 아파트, 책상 위 등 보관과 관리도 쉬워 선물로 제격이다.
통계상 동양난은 2011년에 재배면적이 19ha이며 판매액은 138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숫자는 통계상의 숫자일 뿐 우리나라 농가소득과 연계되는 부분은 거의 없다. 농가들을 조사해보면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국산 동양난은 거의 없다고 한다. 동양난이 중국에서 너무나 싼 가격에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국산난이 설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동양난은 1촉당 1,000원 이하 가격에 중국에서 수입된다. 수입된 난은 농가에서 약 2~3개월 정도 속성으로 뿌리내림을 한 후 경매시장에 출하된다. 5~6촉을 합식하여 심어진 간이 화분의 경매시장 경락가격은 15,000원 정도가 된다. 경매가 끝난 동양난은 원산지 표기없이 전국의 꽃집으로 팔려나가고 꽃집에서는 보기 좋은 화분으로 분갈이를 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소비자 구매가는 최저 5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까지 형성되어 있어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수입에서 판매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농가 소득과는 관계가 거의 없지만 유통업자가 수입 후 2~3개월 뿌리내림하여 경매시장에 출하하면 우리나라 농업생산액으로 계상되는 것이다. 부품을 수입하여 완제품을 만들어 외국에 비싼 값에 재수출하는 자동차, 선박 등 국가경제에 큰 역할을 하는 제조업과는 다르다. 수입업자, 유통업자, 중국 농민만 이득을 보는 사이에 국산 동양난 산업은 설자리를 잃고 말았다. 수입되는 난은 최소한의 기간 이상을 농가에서 재배하도록 하고, 원산지를 표기하여 우리 농민과 소비자의 모두의 권익을 보호해야할 것이다. 또한 우리 농민도 좋고 주문하는 소비자도 좋은 품목을 찾는다면 국화, 장미, 떡도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사 하두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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