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경기동부원예농협 이사ㆍ둔말작목반장) - 이상기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 40년 과수농의 묵묵한 길
이호철(경기동부원예농협 이사ㆍ둔말작목반장) - 이상기후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 40년 과수농의 묵묵한 길
  • 권성환
  • 승인 2025.05.27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숙기별 품종·예방 위주 방제로 수확 안정성 높여
농원을 관리중인 이호철 이사
농원을 관리중인 이호철 이사

“하늘과 함께 짓는 농사, 그저 성실하게 지켜갈 뿐입니다.”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에서 복숭아 4,000평, 배 4,500평을 재배하는 이호철 경기동부원예농협(조합장 유재웅) 이사는 “기후가 아무리 변해도 성실하게 지키는 농사만이 해답”이라며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40년의 농사 철학을 밝혔다.

이 이사는 “최근엔 봉지 씌우는 양 자체가 줄 정도로 냉해 피해가 반복된다”며 “꽃눈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결실이 불안정한 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원래는 10만 장 이상 봉지를 씌워야 하지만, 몇 해 전에는 겨우 1만5천 장밖에 못 씌운 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최근 냉해를 막기 위해 등유 기반의 깡통난로를 활용한 연소 방식으로 저온기에 대비해왔으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이에 따라 그는 방상팬을 도입했다.

이 이사는 “처음 설치한 2대는 시의 50% 보조를 받아 마련했고, 올해 추가로 3대를 설치할 땐 시 보조율이 90%까지 올라 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며 “유재웅 조합장님이 시청, 도의원 등을 찾아가며 예산을 끌어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수원에는 총 5대의 방상팬이 가동 중이다.

품종 구성에도 철저한 전략이 반영돼 있다. 배는 신고 품종을 주력으로 하되, 신화 등 조생종을 일부 병행해 수확 시기를 분산하고 있다. 특히 신고는 자가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분수로는 신흥 품종을 별도로 심어 자연수정을 유도하고 있다.

이 이사는 “꽃가루는 대부분 수입산인데, 올해 발아율이 72%밖에 되지 않았다”며 “수입원도 불투명하고 가격도 비싸다 보니 수분수 확대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숭아는 장호원황도, 천중도, 그레이트 등 숙기별 품종을 혼합해 수확 기간을 조절하고, 유통 시장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토양과 병해충 관리에도 남다른 노하우가 있다. 이 이사는 “풀을 일정 부분 남겨두고 제초제를 쓰지 않으며, 응애 유입을 막는다”며 “풀을 한 번에 깎지 않고 나눠 관리해 해충 분산 효과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또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받은 미생물 자재를 배양해 관주하는 방식으로 토양 내 생물학적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복숭아는 예방 위주의 방제를 철저히 하고, 교미교란제나 포획기, 유인 트랩 등을 적극 활용해 저항성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과수 농사는 날씨와 싸우는 일이고, 항상 내년을 기약하는 마음으로 짓는 것”이라며 “비록 수익이 불안정할 때도 있지만, 하늘과 사람, 기술이 맞아떨어질 때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밭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