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이 열어가는 원예산업의 미래 - 선진 스마트팜 및 운영 사례
스마트팜이 열어가는 원예산업의 미래 - 선진 스마트팜 및 운영 사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5.01.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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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 혁신밸리, 미래 농업 청사진 제시
스마트팜 농업 선택 아닌 필수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항공사진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항공사진

좁은 국토와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농업 강국으로 도약한 나라와 이를 벤치마킹하는 나라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와 한국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다. 이들은 단순한 농업 시설을 넘어 미래 농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혁신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네덜란드 WHC는 스마트농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가는 곳이다. 2018년 개관 이후, 이곳은 연구개발부터 교육훈련, 산업연계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최첨단 유리온실 단지는 30개가 넘는 특화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각 구역에서는 기업과 연구진들이 새로운 재배기술을 실험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미래 농업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우리는 여기서 미래의 농부를 키웁니다.” WHC 교육센터의 한 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에서는 농업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차세대 농업인 양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WHC의 성공을 한국형 모델로 재해석한 사례다. 2021년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경북 상주, 전남 고흥, 경남 밀양까지 총 4개 거점이 구축됐다. 각 밸리는 지역 특성을 살린 특화 작목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제는 수출용 파프리카, 상주는 딸기, 고흥은 토마토, 밀양은 화훼류에 주력한다.

혁신밸리의 심장부는 청년창업 보육센터다. 매년 200여 명의 청년 농업인이 이곳에서 배출되며, 이들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농업의 주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농사가 낯설었지만, 이곳에서 배운 데이터 기반 농업 기술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김제 혁신밸리 1기 졸업생 이모씨(28)의 말이다.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 농업인의 실전 훈련장이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온실에서 작물을 재배하며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실증단지에서는 새로운 농업기술과 장비가 시험되고, 빅데이터센터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재배 모델을 개발한다.

두 시설의 성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WHC는 연간 1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는 글로벌 농업혁신의 메카가 됐다. 한국의 혁신밸리는 개소 3년 만에 청년 농업인 600여 명을 배출했고, 이들의 영농 정착률은 85%를 넘는다.

이제 두 시설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WHC는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을 접목한 완전 자동화 농장 실험에 착수했다. 혁신밸리는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원격 교육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차세대 스마트농업이 이들의 미래다.

네덜란드 및 이를 벤치마킹한 한국 이외에도 많은 나라에서 선진적인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사례들이 있다. 일본의 ‘스프레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자동화 실내 수직농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교토 근교의 케이힌 농장은 연간 2,100만 포기의 상추를 생산한다. LED 조명과 수경재배 시스템으로 물 사용량을 일반 농법 대비 98% 절감했으며,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로봇이 담당한다.

덴마크 ‘노딕 하베스트'는 유럽 최대 수직농장을 운영하며 친환경 스마트팜의 새 장을 열었다. 코펜하겐 외곽의 14층 높이 수직농장은 풍력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만을 사용해 탄소중립을 실현했다. 인공지능이 작물의 생육 환경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24시간 가동된다.

이스라엘 '넷라핌'은 점적관수 기술을 기반으로 정밀농업을 선도하고 있다. 네게브 사막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스마트 관개 시스템은 현재 전 세계 110개국에서 활용 중이다. 토양 센서와 기상 데이터를 결합한 AI 기반의 물 관리 시스템은 물 부족 지역의 농업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국토가 우리나라보다 좁은 싱가포르는 '스카이 그린즈'를 통해 도시형 수직농장의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9미터 높이의 A프레임 수경재배 시스템은 태양광과 빗물을 최대한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중력을 이용한 회전식 재배 시스템으로 전력 소비는 최소화하면서 생산성은 높였다.

벨기에 ‘어반 크롭스'는 모듈형 컨테이너 농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표준화된 컨테이너 크기의 실내농장은 도시의 유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식물공장 운영체제'는 40여 종의 작물에 대한 최적화된 재배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농업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네덜란드를 위시한 많은 국가에서 스마트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스마트농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 이들이 그리는 새로운 농업의 지평이 우리의 미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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