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밀한 재배 전략과 관계 기반 유통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청년 딸기 농가가 있다. 여수시 소라면에서 설향 품종 딸기 680평을 재배하는 여수원예농협(조합장 김용진) 김화랑 조합원은 영농 3년 차로, 스마트팜 기술과 현장 판단력, 신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첫 농사는 쉽지 않았다. 처음 정식한 묘가 상태 이상으로 고사했고, 서둘러 10곳의 육묘장에서 혼합 모종을 들여와 식재했지만 억제 피해와 병충해가 동시에 발생했다. “모종 보는 눈이 없어 병이란 병은 다 겪었다”고 말한다. 혼합 재식으로 인한 병해, 유통 일정 차질 등 연쇄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이를 견디며 경험을 재배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그는 선도 농가와의 네트워크 확보에 나섰다. 공판장을 다니며 “딸기 잘 짓는 분 한 분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고, 연결된 멘토에게 현장 조언을 들으며 기술을 축적했다. “평균 농가를 기준 삼으면 평균에도 못 미친다”며 상위권 생산자만을 벤치마킹한다. 모종 구매는 불시 방문해 병해를 직접 확인하고, 신뢰보다 검증을 원칙으로 한다.
방제와 영양제 선택에서도 그는 작용기작 같은 화학적 기초 지식을 중시한다. 농약·영양제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신물질 정보를 찾고, 약제별 작용 원리를 공부한다. “병이 진행된 상황에 보호제를 쓰는 건 예방주사와 같다”며 병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제·보호제를 구분 처방해야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딸기 재배의 핵심은 온도, 습도, 광량이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당도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만, 경도는 일정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차광막으로 일조를 조절해 온도 상승을 방지하고, 스마트팜도 활용하지만 “기계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비가 오거나 외기 변화가 심할 땐 반드시 사람이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통에서 그는 ‘거짓말 금지’를 원칙으로 삼는다. 딸기 상태가 좋지 않으면 솔직히 밝히고 “며칠 안에 회복된다”는 예보까지 전한다. “솔직한 설명이 신뢰를 만들고, 그게 경매가를 지킨다”고 말한다. 개인 고객에겐 체험비 없이 생산자 가격에 판매하며 “관계가 남는 방식”을 택한다. 컴플레인이 들어와도 “인정할 건 인정하고 조율한다”는 태도를 유지한다.
여수원예농협과의 관계도 성장 기반이 됐다. “처음부터 가족처럼 대해주셨다”며, 영농 초반의 외로움 속 큰 힘이 됐다고 한다. 자재가 필요할 땐 “단가까지 맞춰 찾아주는 지원”이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재배 규모를 넓히고, 법인 체제로 전환해 인력을 고용하고, 분업화된 체계를 통해 효율성과 품질을 함께 추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