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 자격기준 입체적 평가체계 필요
품목농협 자격기준 입체적 평가체계 필요
  • 권성환
  • 승인 2025.06.1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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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농 탈락, 청년농 유입도 막혀 … 경작면적 중심 탈피해야
본지 창간 30주년 특집 지상좌담회서 제기
아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인천원예농협 남촌공판장
아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                                                   인천원예농협 남촌공판장

품목농협의 조합원 자격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 제도가 시대 변화와 현장 여건을 반영하지 못한 채 가입 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신규 조합원 유입은 물론 기존 조합원의 자격 유지마저 위태롭다는 지적이다.

본지가 창간 30주년을 맞아 주최한 ‘글로벌시대 원예산업 미래 30년’ 지상좌담회에서 조합장들은 조합원 자격기준의 현실화를 요구했다. 특히 경작면적 중심의 기존 제도가 고령농과 청년농 모두에게 부담이 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기용 인천원예농협 조합장은 “도시 개발이나 농지 축소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면적 중심의 획일적 기준은 청장년층의 유입은 물론 기존 조합원 유지에도 제약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활용도, 품목별 수익률 등 실질적 경영 지표를 반영한 입체적 평가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생산 면적 기준은 탄력적으로 완화하고, 비농업인 조합원의 가입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단순 면적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품목농협의 경제사업에 기여하는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규선 순천원예농협 조합장은 “현재 일정 면적 이상 경작 기준은 고령·소농 조합원에게 과도한 장벽이 될 수 있으므로, 해당 품목을 지속적으로 재배하거나 출하 실적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자격 요건으로 인정하는 방식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인성 전북인삼농협 조합장은 “품목별로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예정지 관리기간, 시설 활용 등의 종합 요건을 감안한 자격기준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인식 전 한국협동조합학회장은 “청년 후계농·귀농인에게 예비조합원 제도를 도입하고, 정조합원으로 전환을 유도할 수 있도록 단계별 진입체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일정 부분 제도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농가 규모화 정책과의 정합성과 조합 간 구역 중복 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세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은 “자격기준 완화는 품목농협의 조합원 기반 확대에 기여할 수 있으나, 지나치게 낮은 기준은 농가 규모화 정책과 상충될 수 있다”며 “제도 설계 시 중복 가입, 구역 중복 등을 면밀히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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