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변화와 시장 불안정이 상시화되며, 농업은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온, 가뭄, 일조량 부족 등 예측 불가능한 기상 조건이 반복되면서 작물 생육에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가격은 생산과 무관하게 급변한다. 작황과 수익이 연동되지 않는 구조는 농가 경영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일부 품목에서는 계약재배와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상이 제한적이며 실효성에도 차이가 있다. 보다 넓은 작목으로 확대하고, 현장의 경영 계획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작물별 생육 특성과 피해 유형을 반영한 맞춤형 상품 개발과 보장 범위 확대가 요구된다.
기후와 시장 모두가 불안정한 지금, 농가가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기반, 위험을 나눌 수 있는 제도,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닌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산업으로 인식하고, 제도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업이 ‘버텨야 하는 업’이 아니라 ‘준비하고 지속할 수 있는 업’이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정밀하고 실질적인 정책 접근이 요구된다.
■이대건<정읍원예농협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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