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 원예산업 미래 30년을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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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5.06.1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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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시대 속 미래전략과 지속가능성
디지털 기술과 지속 가능성이 융합되는 과도기
바이오소재 산업으로의 확장

▣ 본지와 함께한 원예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 버섯산업

장갑열(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
장갑열(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버섯과장)

한국인은 오랜 세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고, 그 속에서 자생하는 버섯은 우리의 식문화와 약용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문헌 속에는 송이버섯, 표고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등의 존재가 기록되어 있다. 버섯은 왕실과 사찰 음식에서도 귀한 재료로 사용되었다. 특히 송이는 그 향과 가치로 인해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취급되었고, 민간에서는 영지를 불로초로 여겨 약용으로 이용하였다.
이처럼 버섯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건강을 지키는 귀한 생물로 인식되어 왔다. 자연 상태에서의 채집이 주를 이루던 전통에서 벗어나, 현대에 이르러 인공재배 기술이 도입되면서 버섯은 산업화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 변화의 역사는 곧 우리나라 농업 기술 발전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이제 우리는 한국 버섯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 비전을 함께 살펴보려 한다.

▲어제: 버섯 산업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

우리나라 버섯 산업은 1920년대 일본으로부터 들여온 표고 종균을 통해 인공재배가 시작되었다. 이후 1930년대에는 순수 배양 종균의 활용이 확대되며 기술적 기반이 형성되었고, 1950년대에는 정부 주도의 증산 정책과 함께 표고 종균의 보급이 본격화되었다. 1960년대에는 양송이 재배가 본격화되었으며, 농촌진흥청 내 버섯연구조직이 신설되며 연구·보급 체계가 마련되었다. 1970년대에는 양송이 통조림 수출이 활발해지며 산업적 기반이 확장되었고, 종균의 품질 향상과 전문 인력 양성체계도 마련되었다. 1980년대에는 유전공학 기반의 육종 기술이 도입되며, 원형질체 융합 기술을 활용한 느타리 품종이 개발되었다. 이는 전국 재배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산업적 주력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볏짚 기반 재배법, 병재배 기술의 도입은 노동력 절감과 품질 향상에 이바지하였다. 1990년대에는 동충하초, 상황버섯, 노루궁뎅이버섯 등 다양한 품목이 보급되었고, 병해충 방제기술, 자동화 설비, 병재배 기술의 발전으로 산업 규모가 팽창하였다. 2000년대에는 액체종균 기술과 자동화 시설이 보급되며 버섯 생산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이는 수출 품목 다변화에도 기여하였다. 이처럼 버섯 산업은 단순한 재배기술의 발전을 넘어, 품종 육성, 재배, 가공, 유통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반이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왔다.

원형질 융합기술액체종균 실용화양송이 국산 품종 보급 확대스마트팜 생육모델 개발버섯 가죽 소재
액체종균 실용화                                                        양송이 국산 품종 보급 확대

▲오늘: 디지털 전환과 융복합 시대의 도래

최근 버섯 산업은 디지털 전환과 고부가가치 산업화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구조적 혁신의 시기를 맞고 있다. 국산 품종 개발은 양송이를 중심으로 성과를 이루며, 대표 품종 '새한'은 단일 품종으로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육종 분야에서는 표현형 기반 디지털 이미지 분석과 유전자 교정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육종 체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유전체, 전사체, 대사체 등 오믹스 정보 기반의 정밀 선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출 맞춤형 품종과 기능성 소재용 품종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재배기술 분야에서는 스마트 센서, AI 생육모델, 자동화 제어시스템 등을 활용한 정밀 재배 기술이 현장에 일부 적용되고 있으며, 특히 2세대 스마트팜 기반의 생육환경 통합관리 시스템은 품질과 생산성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기능성 소재 개발은 동충하초, 영지 등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원료 개발, 균사체 기반 대체가죽·대체육·환경 소재 개발이 활발하다. 이는 버섯 산업의 범위를 식품에서 바이오소재 산업으로 확장시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또한 위생관리 및 수출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도 개발되고 있으며, 국산 자재를 활용한 배지 원료 및 포장소재의 자립도가 향상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과 지속가능성 전략이 융합되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원형질 융합기술액체종균 실용화양송이 국산 품종 보급 확대스마트팜 생육모델 개발버섯 가죽 소재
원형질 융합기술                          스마트팜 생육모델 개발                        버섯 가죽 소재

▲내일: 버섯 산업의 미래전략과 지속가능한 도약

다가올 버섯산업은 기후위기와 자원 제약, 급변하는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 가능하면서도 혁신적인 구조로 재편되어야 한다.
첫째, 디지털 육종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표현형·유전체·대사체 데이터를 통합한 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육종 플랫폼을 통해, 고온, 병해, 무포자 등의 특수 형질을 지닌 신품종을 신속히 개발해야 한다. 또한 유전자 교정 기술을 활용하면 품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각국의 규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둘째, 정밀 재배기술의 전면적 확산이 요구된다. 스마트 센서와 자동화 제어, AI 생육 예측 시스템을 통합하여 실시간으로 생육 정보를 분석·제어하는 차세대 스마트팜이 보급되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고령화된 농가의 노동 부담도 완화할 수 있다. 셋째, 버섯 균사체 기반 바이오소재와의 융합이 산업 외연을 확대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대체가죽, 친환경 포장재, 건축 내장재 등 고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해 균사체 물성 강화, 성분 제어, 안정적 공급 체계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넷째, 버섯 순환 자원 시스템의 확립으로 탄소중립 농업을 실현해야 한다. 수확 후 남은 배지를 발효 사료, 유용 미생물·효소 원료, 바이오연료 등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자원 순환형 생태계를 완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수출 전략의 정교화를 통해 K-버섯의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수출국별 소비 특성과 유통 환경에 맞춘 품종·재배기술 개발, 품질 인증 체계 정비, 현지화된 가공 제품 생산, 그리고 전 주기 이력 관리와 소비자 정보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이다.
버섯은 이제 단순한 농산물을 넘어 기능성·환경·소재 산업을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술혁신, 생산 인프라, 산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이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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