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직매장
지역농산물 유통구조 이끌어가는 품목농협 -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직매장
  • 나동하
  • 승인 2025.05.2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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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인프라 집약한 5층 복합매장, 지역 소비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 직매장 외부 전경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로컬푸드 직매장 외부 전경

울산 하나로마트는 단순한 유통 매장을 넘어 지역민의 복합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구성된 건물 안에는 일상 소비, 건강, 여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기능이 유기적으로 융합돼 있으며, 생활과 쇼핑, 지역농산물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소비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 공간의 복합성, 경험의 일상화

울산광역시 울주군 범서읍에 위치한 울산원예농협(조합장 김창균) 하나로마트는 대지면적 11,978.6㎡, 연면적 약 27,428㎡ 규모의 복합 유통시설이다. 2010년 개장 이후 리뉴얼과 기능 확장을 거쳐 울주군 대표 상권으로 성장했으며, 524대 동시 주차가 가능한 넓은 공간은 고객 접근성과 회전율을 높이는 기반이 되고 있다.
병원, 미용실, 음식점, 카페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포함해 22개의 임대 매장과 134개의 직매입·수수료 매장이 입점해 있으며, 어린이용 쇼핑카트 도입, 고객 동선 최적화, 휴게공간 구성 등 세부적인 서비스 설계는 가족 단위 방문을 유도하는 데 주효했다. 이와 같은 유도 구조는 단순 소비를 넘어 ‘하나로마트 방문’ 자체가 지역민의 생활 루틴으로 정착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의 농산물 코너 모습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의 농산물 코너 모습

늘어나는 가족 단위 고객층을 고려한 공간 및 장비 투자는 소비자 체류 시간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매장 내 평균 객단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하나로마트는 단일 판매공간을 넘어 지역 공동체를 연결하는 중심축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단순한 유통 기능을 넘어 생활 리듬의 일부로 소비된다는 점은 지역 상권의 구조적 전환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행사 프로그램, 디지털 소통, 지역 농산물 연계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한편 하나로마트 내 로컬푸드 직매장은 단순한 직거래 유통 공간을 넘어, 지역 농업의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실현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
총 면적 약 183㎡(55평)의 전용 공간을 갖춘 이 직매장은 2016년 개장 이후 참여 농가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4년 기준 약 330여 농가가 정기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특히 중소농, 고령농, 여성농, 귀농 조합원 등 사회적 배려계층 농업인을 우선 입점 대상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실질적인 지역 농업 보호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입점 농산물은 출하 전 품질과 포장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미판매 물량은 생산자가 직접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출하 농가를 대상으로는 품목별 품질관리 교육, 잔류농약 검사, 적정 가격 설정, 지속 출하 관리 등이 병행되며, 이러한 구조는 로컬푸드 5대 원칙(규범준수, 고품질, 무결품, 지속 출하, 적정가격)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로 정착되고 있다.
울산원협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공급 기능을 지역 급식시장, 공공기관 납품 등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먹거리 자급률 제고와 안전한 소비 시스템 정착, 지역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울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모습
울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모습

# 기획력 기반의 행사 설계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는 요일별·계절별 특화 기획행사를 통해 소비자의 방문 주기를 조율하고 있다. ‘수산물만난데이’, ‘금요타임세일’, ‘쌍쌍데이’, ‘올빼미장터’, ‘주말특가’ 등은 시간대별 소비자 흐름을 반영한 전략 행사로, 체류 시간 증가와 재방문 유도를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아울러, 울산원협이 주관하는 ‘울산배축제’는 매년 가을, 지역 특산물인 울산배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표 축제로 자리잡았으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교류하는 상징적 행사로 기능한다. 2024년 제23회 축제는 하나로마트와 범서생활체육공원을 중심으로 진행됐고, 외국인 퓨전 요리 한마당, 울산배 품평회, 체험 부스, 농산물 경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하나로마트는 축제 기간 중 자연스럽게 유입된 고객 증가와 울산배에 대한 관심 확산으로 간접적인 매출 효과를 경험했다. 행사 참여 소비자들은 로컬푸드 매장을 함께 둘러보며 구매에 나섰고, 이는 축제가 유통 공간에 미치는 간접 파급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유통 효율과 디지털 소통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는 산지 연계 유통망과 실시간 소비자 접점이라는 두 축을 통해,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마트에 입고되는 농산물은 공판장 경매, 직거래, 계약재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달되며, 품목별로 적합한 조달 방식이 탄력적으로 운용된다. 유통 단계를 최소화한 구조는 신선도 유지와 유통비용 절감의 이점을 제공하며,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 생산자에게는 안정된 판로를 동시에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울산원협은 공판장–APC–하나로마트 간 물류를 원스톱 체계로 구축해 하루 이내 입고·진열이 가능한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거래 품목은 울산뿐 아니라 경북, 강원, 전남 등 전국 주요 산지에서 조달되며, 서울 가락시장 전송 거래와도 연계돼 품질과 물량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배 품목은 율리사업소의 선과장, 저온저장고, 검역 인프라를 활용한 수출 시스템이 병행되며, 내수 공급에도 동일한 품질 기준이 적용된다.
여기에 네이버 밴드를 활용한 디지털 소통 전략은 또 다른 경쟁력이다. 약 1만8천 명의 회원을 기반으로 공동구매, 이벤트, 할인 정보 등을 빠르게 공유하며, 단순 알림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 같은 커뮤니티 기반 소통은 재고 회전율 향상, 체험형 소비 유도, 브랜드 충성도 제고에 복합적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인터뷰 / 김창균 조합장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가교 될 것”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다. 농민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현장 중심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김창균 조합장은 농협 유통의 본질적 가치를 이같이 설명하며, 단순한 경제사업을 넘어 지역사회 내 상호 신뢰를 조율하는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자는 제값 받고 판로 걱정 없이 출하할 수 있어야 하고,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농협 유통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울산원예농협 하나로마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인프라의 집약과 복합성’을 기반으로 한 소비 문화 중심지 역할을 꼽았다. “단순히 넓고 큰 매장이 아니다. 의료, 식음료, 미용, 금융, 쇼핑, 농산물 소비가 한 공간 안에 집약된 구조 자체가 경쟁력이다”라며, “이러한 복합 플랫폼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며, 지역민의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농협 마트 운영에 있어 제도적 현실과 개선 과제도 언급했다. “현재 농협 마트는 중앙 통제 구조 아래 운영되다 보니, 점포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판촉 전략을 세우거나 지역 소비 흐름에 맞춰 유통 전략을 조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보다 유연한 대응을 위해서는 중앙회의 지원 확대나 현장 단위에 대한 자율성 부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조합장은 이 같은 제도 개선이 농협 유통 전체의 경쟁력 제고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권한을 부여하면, 지역에 맞는 전략이 더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 결국 농협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유통이 지속 가능한 구조”라며, “앞으로도 울산원협은 농업인과 소비자가 함께 이익을 나누는 유통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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