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호관세에 한국 배 수출 비상
미국 상호관세에 한국 배 수출 비상
  • 권성환
  • 승인 2025.04.29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관세 부과 현실화시 수출 급감 불가피 … 시장 위축·국내 가격 하락 우려
“상호관세 복귀 시나리오 대책 수립 필요”
지난달 24일 아산원예농협에서 개최된 한국배 수출통합조직 운영위원회 현장 모습.
지난달 24일 아산원예농협에서 개최된 한국배 수출통합조직 운영위원회 현장 모습.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방침으로 한국 배 수출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한국 등 주요 교역국에 기존 무관세에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9일 중국을 제외한 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 대해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했으나, 유예 기간이 끝나는 7월 초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 급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산 배는 전체 수출량의 약 60%를 미국 시장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교민마켓 중심에서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 유통매장으로 입점이 확대되면서 시장 성장 기대감이 컸지만, 이번 관세 부과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업계는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현지 통관 비용 등을 포함해 한국산 배의 수입 도매가격이 최대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선농산물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소비자 가격이 30달러(5kg 도매단가 28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일상적 소비보다는 부담스러운 선물용으로 분류돼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최근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중산층 가정의 연간 가처분소득이 약 3,800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소비 위축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2025년 4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줄었고, 무역수지는 1억3,7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아직 상호관세가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미국 시장 상황이 이미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선농산물인 배 수출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대미 수출이 줄어들면 미국으로 수출하려던 배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국내 시장 가격까지 하락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지난달 24일 개최된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 운영위원회에서도 제기됐다. 

김상길 NH농협무역 전무는 “배는 기호식품으로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소비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지 신선 동양배가 한국산 배의 대체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상호관세가 다시 적용될 상황에 대비한 구체적 시나리오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성락 희창물산 이사 또한 “이미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긴축정책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가격 상승은 한국산 배의 수요 감소로 직결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