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삼의 표준규격화는 다른 농산물과 마찬가지로 상품성과 신용도를 높여 공정거래를 촉진하고, 농가소득 증대와 유통 효율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평가 기준과 함께, 등급 체계의 단순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수삼의 등급 분류는 크기, 형태, 빛깔 등 외형적 기준에만 치우쳐 있다. 건강 기능성 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 수삼을 기능성 성분(지표 성분) 평가 없이 외형만으로 구분하는 것은, 수삼 고유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이며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이며, 생산자에게도 복잡한 등급 체계로 인해 전문 분류 인력에 의존해야 하고, 분류 작업 시간과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삼 등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크기가 아니라 기능성 성분 함량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수삼의 건강 기능성을 온전히 반영하는 표준규격화야말로, 인삼 종주국의 품격에 걸맞은 방향이다.
■최재을<충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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