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원예농협, “없어서 못판다”
군산원예농협, “없어서 못판다”
  • 나동하
  • 승인 2025.04.2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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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로 입증된 군산짬뽕의 인기
군산원예농협의 ‘군산짬뽕’의 모습
군산원예농협의 ‘군산짬뽕’의 모습

‘없어서 못 파는’ 군산짬뽕라면이 품절 사태 속에서도 생산을 멈추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원료 부족으로 생산 중단 우려가 제기될 정도의 수요를 기록하며, 이 제품은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본래 목적을 현실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 대표 모델이다.

지난 3월, 군산짬뽕라면은 주원료인 흰찰쌀보리 수급 불안과 수요폭증으로 인해 전량소진에 따른 일시적 판매 중단이 발생했다.

그러나 군산원예농협(조합장 고계곤)은 지역농가로부터 보리를 시세의 두배 이상 가격으로 수매해 원료공급을 이어나가 정상적 생산 체제를 유지했다.

고계곤 조합장은 “원료 부족 사태는 군산짬뽕라면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라며 “잉여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기획 취지에 걸맞은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군산짬뽕라면은 군산원예농협, 군산대학교, 군산시가 함께 개발한 산·학·관 협력 프로젝트다. 국내산 흰찰쌀보리와 감자, 국산 해산물·채소 등을 활용했으며, 출시 이후 대형마트, 로컬푸드 직매장, 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입점해 누적 판매량 4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으며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군산은 전통적으로 보리의 품질이 우수한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소비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보리 판로 확보는 지역 농업의 주요 과제가 돼 왔다. 군산짬뽕라면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된 대표적인 지역 가공식품으로, ‘짬뽕의 도시’라는 지역 정체성과 국산 농산물 활용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결합되며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군산짬뽕라면이 전국적인 상품으로 성장하는 데에는 ‘공공성’이나 ‘농산물 소비 촉진’이라는 메시지 외에도 ‘건강 지향’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보리를 활용해 식이섬유 함량을 높이고, 나트륨 함량을 일반 라면보다 낮춘 점은 건강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국내산 원료만을 사용한 점은 자극적인 맛보다 원재료의 풍미와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다. 초기에는 지역 유통망 중심으로 판매됐지만, 이후 입소문과 언론 보도를 통해 전국적으로 알려졌고, 자연스럽게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군산원협은 흰찰쌀보리에 이어 기능성 쌀인 ‘가바쌀’을 활용한 ‘가바볶음면’을 출시하며 건강 지향 라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정부 연구개발 과제로 선정돼 총 2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았으며, 군산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됐다. 수험생, 직장인 등 건강한 식습관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층의 반응도 주목받고 있다.

고 조합장은 “가공식품은 농산물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농민의 소득을 보전하고 소비자에게 신뢰받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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