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 흔들리는 과수산업
기후재난 흔들리는 과수산업
  • 권성환
  • 승인 2025.04.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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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북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전국적인 냉해로 인해 과수 농가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과와 배의 주요 생산지가 동시에 피해를 입으면서, 과일 수급 불안이 현실화되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 영덕, 영양, 청송 등으로 확산되며, 과수원 피해 면적이 3,701㏊에 달했다. 이는 전국 사과 재배 면적의 약 4.8%에 해당하는 규모다. 산불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연기와 복사열로 인한 생육 저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개화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피해는 향후 수확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 재배지 역시 냉해로 큰 피해를 입었다. 경기 안성·평택, 충남 천안·아산, 경북 상주 등 주요 산지에서 평균 30% 이상의 냉해 피해가 보고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재배 면적의 70% 이상이 피해를 입은 사례도 확인됐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저장 중 무름 피해에 이어, 과수 농가들에게 연이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생육관리협의체를 중심으로 피해 조사를 실시하고, 병해충 방제, 영양제 지원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인 대책만으로는 반복되는 기후 재난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품종 갱신, 재배 구조의 다양화, 저장 및 유통 인프라의 개선 등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재해에 흔들리지 않는 생산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 지금의 위기는 미래 과수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구조적 전환 없이는 매년 반복될 수급 불안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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