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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참으로 혹독합니다. 지난 연말 전남북을 강타한 폭설로 인명과 재산을 잃어버린 농심에 온 국민의 걱정이 컸습니다. 밤을 새우고 나면 피해 집계액이 눈덩이처럼 커졌기 때문입니다. 또 홍콩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를 반대하며 바닷물에 몸을 던지는 우리 농민들의 모습은 처절했습니다. 이래저래 농업계의 새해맞이는 심란합니다.부러진 배밭, 구겨진 하우스를 바라보는 농민들에게 새해를가 온다하여 무슨 기쁨이 있겠습니까. 피해농가의 참담한 심정을 떠올리면 새해인사 조차 조심스럽습니다.올해 원예업계에는 ‘로열티 문제’가 중요 화두로 등장할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농가를 대신하여 aT(농수산물유통공사)가 코로데스사와 치른 ‘장미전쟁’을 통해 로열티 분쟁 1막은 마무리단계에 있습니다.그러나 올해 말부터 딸기가 새로운 로열티 대상 품목으로 지정돼 농가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체 딸기농가의 연간 부담액이 적어도 몇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로열티 적용을 몇 년 미룰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일본품종 재배비중이 높아 수출은 포기해야 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농업의 현실은 로열티 문제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딸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농림부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09년부터 200여개 작목이 로열티 부과 대상입니다. 이제 우리농업은 거세게 밀려오는 개방화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친환경농업을 비롯 새로운 분야를 개척,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따라 가야 합니다. 수출농업 육성 차원에서도 ‘줄 것을 준다’는 당당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더불어 우리품종 갖기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민간육종을 유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정부 예산의 뒷받침도 강화해야할 때입니다.물론 지금까지의 연구와 투자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농촌진흥청과 각도 농업기술원민간업체에서 속속 좋은 품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품종의 시장접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한국과수농협연합회의 중앙묘목관리센터 설립도 우리농업의 미래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사과 원원종 대목도입의 가시화는 큰 성과로 평가됩니다.종자와 종묘분야는 농업의 근간으로서 변화와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인프라입니다. 이같은 소중함을 재인식, 우리농업의 희망을 싹틔우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한편 원예업계가 올해 큰 잔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제원예학대회 및 국제원예전시회가 8월 13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지구촌 원예-다양성과 조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우리나라에선 처음 열리는 ‘원예올림픽’ 입니다. 한국원예학회에서 주관하지만, 우리 원예인 모두의 행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원예산업신문도 대회의 성공을 위해 관련전문지로서 임무를 다할 것입니다.‘겨울이 추우면 이듬해 농사가 풍년’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당장 3월이면 밥쌀용 수입쌀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중국산 과일류 수입허용에 대한 걱정도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예고된 악재가 첩첩인 ‘한국농업의 혹한기’ 입니다. 농업계 모두가 서로 보듬으며 봄을 기다립시다.새해엔 모든 원예가족여러분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