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참외 혁신, 유통업계와 의견 엇갈려
성주참외 혁신, 유통업계와 의견 엇갈려
  • 권성환
  • 승인 2025.03.0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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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미부착·박스 경량화 두고 입장 차 커
유통업계 “프리미엄 이미지 저하 우려” … 농가 “작업량·비용 절감 필요”
성주참외혁신위가 최근 서울 가락시장 공판장에서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주참외혁신위가 최근 서울 가락시장 공판장에서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성주참외산업 대전환 혁신운동 추진위원회(위원장 배선호)가 추진하는 참외 스티커 미부착 운동과 박스 경량화 방안이 유통업계의 반발에 부딪혔다. 혁신위는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 중심의 변화를 시도한다는 입장이지만, 유통업계는 시장 경쟁력과 물류 효율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성주참외혁신위는 지난달 26~27일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새벽 공판장에서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전국과실중도매인연합회 서울지회장 및 중도매인 조합장, 참외 경매사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참외 유통혁신을 위한 스티커 미부착 문제와 함께 박스 경량화 방안 등이 논의됐다.

배선호 성주참외혁신위원장은 “참외 스티커는 품질과는 무관하게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불만을 초래하고 있으며, 농가에서도 부착 작업에 많은 비용과 노동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유통 과정에서 스티커 제거 작업까지 발생하는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스티커 부착 관행을 폐지하는 것이 농가, 소비자, 유통업계 모두에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인실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가락시장 내 중도매인의 70%가 여전히 스티커 부착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생산자측에서 단결해 스티커를 안붙여도 되지만, 타품종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스티커를 안붙여도 될만큼의 고품질 참외를 생산·유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참외 박스 포장재 경량화 문제도 거론됐다. 이영신 ㈜중앙청과 부사장은 “포장재경량화로 가기 전에 △박스 규격별 참외갯수 △박스 규격 및 두께 △경매시간 등 정확한 틀을 잡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배 위원장은 “중도매인 입장에서 스티커를 붙인 참외를 선호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스티커 미부착은 실제로 성주참외 영농을 하는 농업인들의 주도로 읍면별 토론회, 설문조사 등을 거쳐 내린 결론이다”며 “유통현장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나 실제로 극심한 일손부족 현상을 겪고있는 농민들의 어려움도 이해해 주길 당부드리며 박스 경량화 문제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준비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 농협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얼마나 객관적인 데이터와 시장 조사를 기반으로 결정했는지는 의문”이라며 “스티커가 성주참외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온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대형 유통망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소분해 구매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어 굳이 경량화를 추진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박스를 경량화하면 기존 포장 형태가 변하면서 농가의 작업량과 포장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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