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과일 폭증 … 작년 역대 최대
수입 과일 폭증 … 작년 역대 최대
  • 권성환
  • 승인 2025.02.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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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관세 적용 확대 … 2034년 까지 지속 상승 전망
트럼프 정부 재출범, 미국산 과일 공세 우려
신선과일 수입액이 14억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대형마트들의 수입과일 경쟁이 치열하다.
신선과일 수입액이 14억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대형마트들의 수입과일 경쟁이 치열하다.

신선과일 수입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4억 달러(약 2조220억 원)를 넘어섰다. 이상기후로 국산 과일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정부가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해 수입을 늘린 영향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12대 주요 신선과일 수입액은 14억4,700만 달러(약 2조899억 원)로 잠정 집계됐다. 12대 신선과일은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아보카도, 포도, 키위, 체리, 석류, 블루베리, 오렌지, 레몬, 자몽 등이다. 

신선과일 수입액은 2018년까지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와 맞물려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엘니뇨 현상으로 주요 생산지의 작황이 부진하고, 2020년 코로나19로 선박 운임 상승과 물류 지연이 발생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2023년부터 다시 반등하며 신선과일 수입이 급증했다.

수입 증가의 배경에는 국내 이상기후 영향이 크다. 2023년 봄철 저온 현상과 여름철 폭염으로 사과와 배 등의 생산량이 줄었고, 2024년에는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배와 귤의 공급량이 감소했다. 이에 정부는 대체 과일 공급 차원에서 신선과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했다. 할당관세는 특정 수입품에 대해 일정 기간 관세를 낮춰주는 조치로 수입 가격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후 변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신선과일 수입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경연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과일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국산 과일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신선과일 수입량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농경연의 ‘농업전망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신선과일뿐만 아니라 건조·냉동 과일까지 포함한 전체 과일 수입량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81만7,0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34년에는 86만5,000톤에 도달해 연평균 0.6%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도 신선과일 수입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1일부터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각서에 서명하면서, 미국산 과일의 수입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과일 시장의 가격 변동성과 수입 의존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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