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농업기술의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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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5.02.0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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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연작장해와 생리장해
윤작·토양훈증 등 대책 필요

벼는 논에서 매년 같은 땅에 재배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삼은 연작에 극도로 취약한 작물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인삼을 재배한 토양에 다시 인삼을 심으면, 5년생이 되기도 전에 95% 이상이 썩거나 소실돼 수확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다.

보통 인삼을 재배했던 밭에서는 10년 이상 다른 작물을 기른 후에야 다시 인삼을 심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연작장해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 논에서 인삼을 재배한 경우에는 5년 이상 벼를 재배하며 담수하면 다시 인삼을 심을 수 있지만, 수확 후 바로 인삼을 재배하면 연작장해가 심각해진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인삼 농가가 새로운 재배지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며 출입 경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연작장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삼을 재배하는 동안 토양 내 뿌리썩음병을 유발하는 곰팡이인 Cylindrocarpon destructans의 밀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병원균은 분생포자와 후막포자를 형성하는데, 특히 후막포자는 물리적 내성이 강해 토양에서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인삼 재배 과정에서 토양 내 독성물질이 축적되는 것이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된다.

연작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윤작과 토양훈증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논에서 인삼을 재배한 후 5년 이상 벼를 재배하면 토양 내 뿌리썩음병균의 밀도가 낮아져 초작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인삼 주산지에서는 논을 활용해 벼와 윤작하며 인삼을 재배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때 논두렁의 토양은 인삼 연작장해를 일으키는 오염된 토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예정지 토양과 섞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또한, 인삼을 수확한 후 토양훈증제를 사용해 병원성 곰팡이를 멸균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훈증 효과는 토양의 성질과 습도, 온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토양온도가 20℃ 이상이고, 손으로 쥐었을 때 흙이 뭉쳐질 정도로 습도가 유지될 때 효과가 크다. 특히 통기성이 좋은 식양토에서 훈증 효과가 극대화된다. 훈증제를 토양에 처리한 후 로터리를 이용해 고르게 섞고 비닐로 덮어 2주간 훈증한 뒤 다시 로터리를 사용해 가스를 휘산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토양훈증을 실시하면 일시적으로 토양 내 미생물 밀도가 낮아지지만, 1개월 이내에 대부분 원래 수준으로 회복된다. 훈증이 제대로 이루어진 토양에서는 뿌리썩음병균의 밀도가 낮아져 4년생 인삼을 재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초작지 수준의 작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훈증은 비용과 노동력이 많이 들고 효과가 균일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널리 활용되지는 않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 풍기인삼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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