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최규홍<농업공학연구소 연구관>
기고 / 최규홍<농업공학연구소 연구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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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산지유통센터는 1994년 이후 추진된 유통개혁 대책과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되어 2003년말까지 208개소가 선정·지원되었다. 도입초기에 청과물종합유통시설, 포장센터 등으로 사업이 시작됐으나, 1998년부터 선별포장위주의 포장센터에서 벗어나 공동선별, 공동판매, 유통정보의 수집결과, 브랜드 개발 등 산지의 종합적인 유통거점시설로 개념을 확대하면서 그 명칭도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Agricultural Products Prcessing Conter)로 변경하였다.그동안 청과물유통의 핵심시설로써 농산물의 규격출하, 브랜드 개발, 부가가치 및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산지유통센터가 있는 반면에, 다수의 산지유통센터에서 부적절한 사업자 선정, 부적절한 품목의 선정, 수확후관리기술 미흡 등으로 운영부실을 겪고 있다. 더욱이 한·칠레 FTA체결 이후 정부는 산지유통센터를 현재보다 훨씬 대형화한 산지거점형 산지유통센터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하에서 그동안에 지원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의 지원상, 운영상에 나타난 문제점을 고려해 볼 때 향후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우선적으로 개선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첫째, 신규 신청지역의 타당성등 자격심사를 강화해야 한다. 그동안 투자지원의 결정이 주로 신청지역의 생산품목과 생산량에 근거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생산이후 마케팅과 운영상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농민의 협력 등 종합적인 검토가 크게 미흡하여 설치후 이용실적이 저조하는 등 경영부실화를 초래하였다. 또한 산지유통시설에 대한 투자 결과 산지에 이미 집하장, 선과장, 산지유통센터 등 다양한 소형 시설물이 건립되어 이들간 기능 중복으로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할 뿐만 아니라 현 여건에서 산지유통센터가 기존의 유통시설과 차별화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 못함으로써 생산자들 입장에서는 산지유통센터를 이용해야 할 유인을 가지지 못하고 이용률이 크게 저조하였다.둘째, 운영주체의 마케팅 능력제고와 전문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산지유통센터에서는 자체 농산물에 대한 광고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아니라 지자체를 통한 소극적인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산지유통센터에 대한 회원농협과 영농법인 담당자들의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 부족에 기인한 것이다. 그나마 영농법인은 유통센터 운영을 주 사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생산자 및 판매처에 대한 마케팅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지만, 회원농협의 경우 주 사업이 신용사업이므로 영농법인에 비하여 마케팅활동이 미흡한 편이다. 향후 마케팅 전문가의 영입 등 농산물 판로 확대방안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셋째, 농민들의 공동선별 및 공동계산제에 대한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아직도 자신의 농산물에 대한 자긍심으로 산지유통센터를 이용하면 농민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산지유통센터를 본래의 설립취지에 맞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 또는 선별을 위한 장소로 여김으로써 정상적인 산지유통센터의 이용은 감소하고 있다. 더욱이 조합의 회원인 생산자들은 자신 소유의 저온저장고, 소형선별기 등을 보유하고 있어 실제로는 산지유통센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산지유통센터 설립으로 인한 포장재비등 부수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 소규모의 산지유통센터 건립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지유통센터와 농민이 공동체라는 의식을 갖는 것이 시급하다. 생산지 농민의 협력 없이는 산지유통센터의 성공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넷째, 운영요원의 전문화가 시급하다. 농산물의 수확시기가 연중 일정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용요원의 관리가 미흡하고, 대다수의 산지유통센터가 비수확기의 인원을 가지고 수확기에도 활용을 함으로써 효율적인 운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시설 및 장비운영관리, 품질평가의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즉 품목담당자가 계약관리, 작업인부 구성, 자재준비, 수송차량 섭외, 작업지시 및 재고관리, 정산등의 각종 관리로 인해 운영효율성이 낯다. 그리고 운영담당 직원들의 잦은 인사이동이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배치로, 수확기 중에 전문적인 담당자가 아닌 비전문가도 센터업무에 관여하여 전문적인 업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다섯째, 원활한 원료조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현재 산지유통센터에서는 계약재배를 확대할 수 있는 운영자금의 부족, 과다한 물류비, 조합원과의 가격분쟁, 관할지역의 재배면적 소규모로 원료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지유통센터의 위치가 주산지와 거리가 멀어 물류비가 높으며, 이로 인하여 원료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저장시설과 운영자금의 부족, 그리고 선별 및 포장처리 능력 한계성으로 성수기에는 오히려 원료 반입을 통제해야 하는 문제점이 일어나고 있고, 비성수기에는 원료부족으로 가동일수가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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