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뻔한 전쟁
결과 뻔한 전쟁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5.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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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전쟁의 승부는 ‘전쟁터’인 시장에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우리시장은 외국산 과일에 대해 배타적인가? 하지만 시장은 국산과 수입과일을 차별하지 않는다. 시장은 품질과 가격, 안전성 등 조건을 갖춘 과일이면 ‘OK’이다. 국산 햇과일 성출하기인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포도 수입량 증가세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 기간동안 국내에 들어온 수입포도는 86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7%나 늘어났다. 이같이 수입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포도농가들은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값을 받기 위해 조기가온 등 힘든 농사로 내몰리고 있다.수도권 공영도매시장내 중도매인 점포를 살펴보면 과일전쟁은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수입과일은 우리 도매시장에 이미 견고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상당수 중도매인 점포 앞자리는 수입과일이 차지하고 있다.썬키스트, 델몬트, 제스프리, 돌 등 세계적 유명 브랜드가 경북능금과 나주배, 충주사과, 예산사과를 밀어내고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 즐비하게 진열된 바나나와 오렌지, 키위, 파인애플, 망고, 석류, 레몬 등 수입과일의 ‘첨병들’이 우리시장의 완전정복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수도권시장에서 수입과일을 취급하고 있는 한 상인은 “대형유통센터를 비롯 슈퍼마켓 등 약 10여곳에 납품하고 있다”며 “취급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입과일의 가격은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그는 국산과 수입과일의 다른 점에 대해 묻자 “수입과일은 규격이 일정하고 중량이 정확하다”고 대답했다.또다른 상인 역시 “수입과일의 시장 유입량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며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상황까지 감안한다면 현재의 수요증가 추세는 대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산 사과와 배 수입이 허용된다면 취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만 그는 “중국산 과일의 경우 속박이 등 국산과 품질차이가 다소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같은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현재 우리시장에 수입되고 있는 “중국산 곶감의 경우 일부 속박이가 확인되고 있으며 샘플과 다른 물건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좋은 것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들 중에는 중국산 사과와 배의 수입이 허용되면 계약재배까지 내다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름철에 주로 소비되는 딸기와 수박, 참외 등 과채류는 신선도 측면에서 국산이 경쟁력을 유지하겠지만, 사과와 배는 별 차이가 없으므로 중국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처럼 썬키스트와 델몬트, 돌과 같은 세계적 브랜드는 우리시장에서 상품성에 대한 신뢰를 쌓아놓은 상태이다. 중국산에 대해서도 우리시장은 상품성이 미흡할 것으로 보면서도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그렇다면 국산과일의 현주소는 어떤가? 품질면에서는 세계적 유명 브랜드에 밀리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산과 비교하기조차 어려운 형편이다.이달초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후지사과 15kg 특품은 평균 5만원 안팎의 경락가를 보였다. 이를 kg단위로 나누면 3,333원꼴이다. 이를 수입허용시 중국산 국내판매 예상가(농촌경제연구원 분석)와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고 품질의 중국산 사과를 지난해 관세 기준(45%)으로 들여올 경우 kg당 국내판매 가능가격은 1,274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종유통 비용을 더한다 해도 국산의 반값이면 소비자들이 사먹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만약 관세를 30% 감축하면 중국산의 국내판매 가능가격은 kg당 1,164원으로 떨어진다. 국산사과의 3분의 1 수준이다.미국산의 국내판매 가능가격은 1,561원, 칠레산은 1,397원으로 중국산보다는 높지만, 국산보다는 크게 낮다. 농경연이 분석한 외국산 과일의 국내판매 가능가격에는 수입업자 이윤 10%와 상장 수수료 5%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품질경쟁력의 대표적 기준인 당도 또한 국산이 높지 않다. 국산 후지사과는 크기에서 일본산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당도는 평균 13.8 브릭스로 미국산 12~14, 칠레산 14.2, 일본산 14.1과 비교, 결코 맛이 좋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산의 12.3 브릭스보다는 1.5 브릭스 높게 나타났다.배 역시 국산특품이 대략 15kg기준 3만원선에서 거래된다고 볼 때 kg당 2,000원꼴로 중국산의 국내판매 가능가격 968원(관세 45%)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이미 우리의 주품종인 후지사과와 신고배가 재배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당도차이로 국내시장을 지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겨먹는 국산과일은 사과와 배, 감귤, 복숭아, 포도, 단감 등이다. 이들 주요과종 중 저장력이 없어 소비측면에서 계절성이 강한 복숭아를 제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