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시대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코로나시대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 조형익
  • 승인 2020.06.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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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우려 … 비대면 시장·주택가 중소형 마트 성장세 뚜렷
농식품 국내 생산·식량안보 중요성 증가
마트 공급 농가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4월 주요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4월 주요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농식품 소비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코로나19 감염피해를 줄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및 생활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비대면 시장인 ‘온라인마켓’이 급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외식소비는 줄이는 반면 가정식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 코로나19 감염우려 …국민 절반 온라인 구입
30~40대 및 서울권 거주자 이용 증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소비분야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채널인 온라인 소매유통채널의 판매실적이 증가하는 등 구매형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 전체 응답자의 56.6%가 온라인을 통한 식료품 구입 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63.4%), 40대(60.8%)의 이용이 많았고 서울 거주자(62.1%) 중심으로 증가 폭이 컸다.
특히 거주지에 확진자가 있을 경우 10명 중 6명이 넘는 63.7%가 온라인을 통해 구입했다. 이는 자녀의 연령대가 낮은 40대에서, 19.2%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2월 31번 확진자가 나온 대구·경북권에서도 20.8%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외식소비는 줄었다. 응답자의 81.0%가 횟수가 감소했으며 배달이나 테이크아웃은 30대(51.3%), 서울 거주(52.5%), 읍·면·동 내 확진자가 있는 경우(50.0%)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로나19를 계기로 농식품의 국내 생산,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마스크와 식료품 등의 수급 불안을 겪게 되면서 농식품 국내 생산의 중요성이나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즉 식료품과 같은 필수재에 대해서는 ‘made in Korea’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다.

# 구매장소 대형보다 중소형으로 집에서 가까운 곳 찾아

농식품 구매장소도 거주지 인근 중소형 마트에서 구입이 증가했다. 증가한 곳은 개인대형(2.3%), 체인대형(1.0%), 편의점(0.6%), 개인중형(0.6%) 순으로 주택가 상권에 위치한 중대형 규모 마트들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비말(침 등 작은 액체 방울)로 전파되는 유형의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 대부분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삼가는 등 집 내부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대면 환경인 외식인 줄인 반면 비대면 활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라인 채널의 경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매장을 꺼리면서 2월 소매유통 채널의 농식품류 매출은 대형마트의 비중이 지난달 평균보다 4.8% 감소한 평균 24.3%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꺼린 소비자들이 식품류 구매 시 접근성이 좋고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주변 소매점에서 식품류 구입을 늘렸기 때문이다.
소비자 조사에서도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구입 장소를 바꾸었다. 응답자의 63.4%는 평소 이용하던 대형할인점에서 동네 슈퍼마켓( 39.9%), 기업형 슈퍼마켓(11.9%). 편의점(5.85%) 등 다른 소매 유통업체로 구입 장소를 바꾸었다.
반면 온라인을 통한 구매변화는 대형마트 식품류 매출의 경우 지난달보다 6.1% 오른 평균 16.9%로 나타났다. 소매유통채널 식품류 매출과 대형마트 식품류 매출에서 대형마트 오프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보다 각각 5.8%, 6.1%씩 평균적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밀착형 마트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밀착형 마트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 온라인도 대형채널 중심 매출 성장
유통업체 매출 10조 8,900억 중 50% 차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가 백화점(롯데, 현대, 신계계백화점 3사), 대형마트(이마트, 홈플러스, 롯대마트 3사), 편의점(씨유, 지에스25 등 3사) 및 기업형 슈퍼마켓 4곳과 옥션, 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산자부가 지난 5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온라인 시장은 16.9% 성장했으나 오프라인은 5.5% 줄었다.
유통업태별로 보면 오프라인의 경우 백화점(-14.8%), SSM(-2.6%), 대형마트(-1.0%), 편의점(-1.9%) 등 모든 업태의 매출이 감소했다. 전체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편의점의 경우 개학 연기 등으로 외부활동 감소가 지속되면서 과자, 음료를 비롯한 가공식품(-3.4%)과 도시락, 햄버거, 튀김류 등 즉석식품(-15.6%) 매출이 감소하며, 매출 감소세 지속(-1.9%)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은 수입과일 판매가격 인상으로 농수축산(-3.4%) 소비가 감소하고, 전년대비 낮은 기온으로 빙과류 판매가 감소하며 가공식품 매출(-1.3%)이 줄며 전체 매출 감소(-2.6%)했다.
대형마트는 가정식 수요증대로 식품(5.9%)과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으로 가전·문화(1.4%) 매출이 증가했다. 반면 외출자제 분위기가 지속되며 의류(-33.6%), 잡화(-34.8%) 매출 감소해, 전체 매출 감소(-1.0%)하는 등 오프라인 시장의 매출감소가 눈에 띄게 보였다.
반면 온라인의 경우 농식품을 비롯해 전 부문에서 약진했다. 농식품의 경우 56.4% 증가로 급증하는 등 전체매출이 16.9% 증가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 전체 10조 8,900억 원 매출 가운데 50.0%가 온라인 부문에서 발생했고 대형마트 17.9%, 백화점 11.2%, 편의점 16.2%, 기업형슈퍼마켓 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되며 외출자제에 따른 매장방문 감소로 인해 오프라인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비대면 소비의 확산이 지속되며 온라인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품별로도 식품(10.2%) 가전·문화(21.3%), 생활·가정(12.1%), 등 가정생활 중심의 소비재 품목 매출은 증가했다. 반면 패션·잡화(19.2%) 및 서비스·기타(-8.2%) 등 외부활동 관련 상품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 재난지원금 지급후 농식품 매출 증가
대형마트 납품 농가 위한 대책 마련해야

지역소재 대형마트 및 농협 하나로마트는 재난지원금의 사용여부에 따라 매출에 차이가 났다.
농협하나로마트는 가정식 소비가 증가 및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채소류 25%, 축산류 15% 등 농식품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의 한 농협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코로나 19이후 대량 소비처는 줄었지만 가정식 소비가 증가하면서 농식품 부문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5월 정부에서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매출이 30% 정도 상향되고 있으며 일일 객단가도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소재 대형마트는 매출이 전년보다 20~3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지역소재의 한 이마트 경우, 코로나 19이후 확진자 발생여부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추진되면서 2월에서 4월 사이 3개월간 매출이 전년 보다 20~30% 줄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대책이 추진되고 지역에 감염자가 나오면서 매출감소가 눈에 띌 정도로 느끼고 있다”며 “이곳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김해, 함안, 창녕 등 인근 지역에서 계약재배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어려운 농가를 위해 농산물의 경우 재난지원금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면서 온라인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재단장을 추진하는 등 고객 중심의 매장으로 거듭 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