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유통 급성장 도매시장 변화해야”
“온라인유통 급성장 도매시장 변화해야”
  • 이경한
  • 승인 2020.06.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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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화된 소포장 상품거래 산지개발 필요
중소판매점·외식업 부진 도매시장 위축 우려

온라인 유통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원예농산물의 최대 판로인 도매시장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원예농산물의 공영도매시장 경유율은 약 50.8%이나 온라인 유통 활성화 및 대형유통업체의 산지직거래로 인해 향후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도매시장은 비규격 농산물의 수집과 분산, 소농의 판매기회 제공, 대금의 안정적 결제, 가격정보 전파 등으로 우수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나 새로운 유통환경에 대한 적응이 미흡한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학교 교수)은 본지 창간 25주년 기념 ‘농산물 유통환경변화 대응해야’의 기획에서 “도매시장은 산지에서 출하된 상품을 수수료를 받고 판매한다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온라인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는 규격화되고 소포장된 농산물을 선호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상품이 거래되도록 산지개발에 힘쓰고 도매시장 내에서도 소포장 혹은 밀키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상품화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들은 물량확보 차원에서 산지개발에만 머물지 말고 산지 생산자 및 조직이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수행해야 한다”며 “특히 소비자의 기호변화, 상품개발 방향 등 소비지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산지의 상품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한 “지금도 대형유통업체의 산지직거래 강화 등으로 도매시장의 영업기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앞으로 온라인 유통 때문에 중소형 오프라인 판매점 및 외식업의 영업부진이 심화되면서 도매시장도 함께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도매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체계와 인공지능 등 4차산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고객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도매시장의 고객들인 소매상과 외식업체의 니즈에 부합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상좌담회에서 채규선 순천원예농협 조합장은 “도매시장은 농산물 유통 트렌드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탈 도매시장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거래방식을 통한 위험을 분산하고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손규삼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도매시장이 경직된 경매제만 고수한다면 변화에 뒤처지게 될 것이고 대형유통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며 “도매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장도매인제도, 정가·수의매매 확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사이버거래 등의 다양한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정삼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매일 반입량에 따라 경락가격이 결정되면서 가격변동을 심화시키는 측면이 있고 상물일치형 거래를 유지하려다 보니 일부 물류 비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농식품부는 새로운 상물분리형 유통채널 구축을 위해 작년에는 가락시장 온라인경매와 aT사이버거래소 온라인경매를 시도했고 올해는 농협과 함께 온라인농산물거래소를 양파·마늘 품목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