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협력 토양개선에 집중해야
대북협력 토양개선에 집중해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9.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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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방대비 주민접촉 늘리는 길 모색 필요

   
  ▲ 질의에 답하고 있는 윤진영 (주)농우바이오 고문, 정철수 (주)일신화학공업 대표, 이용범 서울시립대학 자연과학대학장, 박효근 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장,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채제천 단국대학교 교수, 김경량 강원대학교 학장(왼쪽부터)  
 
향후 월드비전의 대북협력은 따뜻한 열정에서 벗어나 실질적 농업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또 북한의 개방화를 대비해 북한주민과 접촉을 늘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개진됐다. 씨감자생산기술을 성공적으로 북한에 보급하고 있는 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는 지난 13일 월드비전 대강당에서 ‘월드비전 북한농업협력사업 향후 10년’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가졌다.이날 종합토론에서 채제천 단국대학교 교수는 “월드비전의 지난 10년 대북사업은 순수한 참여, 오랜 역사와 경험, 우수한 농업기술진 포진, 주도적 참여시스템, 최적의 농업기술 선정으로 성공적 매듭을 지었다”고 말했다.그러나 채 교수는 “누적된 문제, 협력의 피로감 등으로 이제 따뜻한 열정만 능사가 아니다”며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북한은 특히 토양과 결합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정책이 우리와 달라 많은 좋은 자재가 뒷받침돼도 소용이 없다”며 앞으로 토양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 교수는 또 “다양한 농기계 부품, 수백 가지 농약의 종류 등 현장에서 구체적인 부분들이 복잡하나 일반 대북 민간단체는 이것을 소홀히 여겨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며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기술사들을 참여시키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북한지역 중 전통적으로 황해도 지역의 농업생산성이 가장 우수하다며 황해도 지역을 남북협력의 주 무대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량 강원대학교 학장은 “한쪽에서는 식량증대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으나 한쪽에서는 전통기능성식품, 지역특산물 생산, 전통공예품 개발 등의 소득원개발과 농촌개발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윤진영(주)농우바이오 고문은 “남북한 상황이 예측불허 해 중단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가 없더라도 북측 단독으로 수행이 가능한 사업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고문은 또 “채소종자 산업이 전통적으로 황해도 쪽이 강하다”며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황해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채 교수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정철수 (주)일신화학공업 대표는 “멀칭을 사용하면 노지보다 40% 증수할 수 있어 북한에 멀칭이 필요하다”며 “북한에는 남쪽처럼 많은 자재를 요구하는 하우스보다 중국처럼 간단한 하우스 방식을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또 “북한 사람은 폐쇄적이고 전혀 준비돼 있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신뢰를 바탕으로 집중적으로 노력하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보인다”고 설명했다.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박종삼 월드비전 회장은 “향후 북한의 개방화시기에 EU,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단위로 대북 경협사업을 펼칠 때 민간단체인 월드비전은 북한의 관심 대상에서 멀어지지 않겠는가”라며 “그때를 대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논의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김경량 강원대학교 학장은 “지금까지 북한과 신뢰를 바탕으로 10년간 관계를 유지한 것 자체가 월드비전의 정체성”이라며 “이미 성공적 스토리인 씨감자 생산기술처럼 월드비전만이 할 수 있는 독창성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천 단국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개방하고 미국·일본과 수교하면 대규모차원에서 경협이 이루어 질 것이다”며 “민간단체인 월드비전은 감자산업에 대한 인프라가 있는 것처럼 국가적 차원의 일부를 맡아서 역할분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한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5년 내 북핵 불능화가 마무리 될 것”이라면서도 “5년 전까지는 남북당국자 사이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위원은 “북핵문제가 해결되면 국제금융기구 지원 및 일본 청구권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지만 앞으로 5년 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그러나 5년 이후는 규모가 작은 민간단체가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 월드비전은 주민의 소득원을 올리는 주민접촉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범 서울시립대학 자연과학대학장도 “유럽, 중국, 미국 등의 국가적 참여는 농업기반시설에 집중돼 우리와 겹칠 수 있다”며 “‘꽃피는 마을’등의 시범사업으로 주민들과 접촉을 늘려야 한도”고 말했다./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