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우리농업의 미래 누에의 허물벗기에서 배우자
원예 시론 / 우리농업의 미래 누에의 허물벗기에서 배우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8.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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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으로, 세상이 몰라 볼 정도로 바뀐 것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누에산업의 변화는 상전벽해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한다.누에산업 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큰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화학섬유가 실크섬유를 모델로 발전하다보니 실크만의 독자적인 우수성을 잃게 되었으며, 76년을 정점으로 급속하게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누에산업 역시 시대에 맞게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되었다. 누에는 허물을 4번 벗어야 누에고치를 짓고 번데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누에에게 있어 허물을 벗는다는 것은 곧 변화와 성장을 의미한다. 필자는 이러한 누에의 허물벗기와 탈바꿈을 통해, 세계적인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누에산업은 과거의 허물을 벗고 어떻게 탈바꿈 했을까? 누에산업은 이제 더 이상 섬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물누에산업으로 탈바꿈하여 건강기능성식품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995년 농촌진흥청은 누에분말 혈당강하제를 개발하였고, 이는 당뇨병 치료에 놀라운 효능을 발휘했다.실크 생산을 위한 누에가 아닌 웰빙 산업 아이템으로의 허물 벗기에 성공한 것이다. 또한, 다양한 누에관련 기능성 식품들의 개발은 물론, 더 나아가 다른 농산물에도 이와 같은 기능성을 부여하는 산업적 시발점을 제공하였다.현재 누에는 실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누에의 몸을 빌려 건강장수물질을 생산하는 누에동충하초, 수번데기의 효능을 활용한 천연강정제 누에그라가 개발되었다. 누에의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화장품, 염색약, 치약, 비누, 더불어 기억력증진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 BF-7도 개발되었으며,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뽕잎과 오디 관련 식품까지 가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누에 체내의 실크 생산 구조를 바꾸어 값비싼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는 형질전환누에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누에산업은 과거의 사양 산업의 허물을 벗고 최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했다.최근 우리 농업은 농자재 가격 급등과 농산물 시장 개방 등 유래 없는 난국에 처해 있다. 이제 혁신을 위한 노력이 없다면 국제적인 농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 먼저 생각하고, 먼저 거듭나고, 먼저 탈바꿈을 해야만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이러한 면에서 누에산업의 혁신은 다양한 농업 분야에 적용 가능한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개발, 혁신을 통해 농업 핵심 부분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신성장 동력원을 발굴해야 한다.■정이연<농진청 잠사양봉소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