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버섯 진세노사이드 발효 유망 미생물

약용버섯은 수천 년 동안 한국인의 건강을 지켜왔다. 전통적으로 이용돼 온 상황, 영지, 복령 등을 비롯해 최근에는 동충하초, 노루궁뎅이버섯, 꽃송이버섯 등이 약용버섯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약용버섯은 베타글루칸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함유해 자실체뿐 아니라 차, 음료, 된장, 빵 등의 가공품으로 생산 유통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널리 사랑받고 왔다. 새로운 품종과 재배 기술이 개발 보급되고, 최고품질의 버섯과 가공 제품이 생산되었음도 불구하고, 약용버섯 시장은 정체된 상태이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팬데믹이 재발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층 건강관리가 더욱 중요한 사회적 환경이어서 면역 관련 기능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약용버섯 활용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약용버섯의 전통적인 건강기능성 뿐 아니라 새로운 기능성을 밝혀내고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약용버섯이 가진 원초적인 역할과 기능에 대한 이해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버섯의 본질적인 역할은 자연생태계 내에서 유기물의 분해를 통한 물질순환이다. 특히 생태계 내 분해자인 세균과 진균은 분해하기 어려운 난분해성 물질들을 분해하여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물질로 전환해 준다. 이러한 버섯의 분해력은 산림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유기물로 변환되는 과정에 기여하며, 농업적으로는 농림부산물을 퇴비와 상토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자연생태계 내 물질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유기물 축적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있다. 약용버섯은 대표적인 목재부후균으로 자연에서는 나무를 분해하고, 버섯 재배과정에서는 원목을 분해하여 생성되는 양분을 활용, 버섯 자실체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약용버섯의 이러한 분해력의 새 활용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삼의 기능성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의 발효를 통한 기능성 증진이다.
약용버섯과 더불어 인삼은 우리나라에서 수천 년 동안 한국인의 건강을 지켜온 대표적인 약용식물로, 우수한 기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건강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 인삼의 고분자 진세노사이드는 인체 흡수율이 낮아 기능성 증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밝혀졌으며, 고분자 진세노사이드의 저분자 진세노사이드로의 전환을 통해 인삼의 기능성을 증진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미생물을 활용한 홍삼농축액의 발효과정에서 저분자량 진세노사이드가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 되었으며, 상황버섯 역시 진세노사이드를 발효시키는 데 유망한 미생물로 밝혀졌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보유 중인 상황 균주의 홍삼농축액 첨가 배지에서의 배양 특성을 분석한 결과, 진세노사이드의 발효능이 우수한 균주가 선발되었다. 현재 선발된 균주별로 진세노사이드 발효과정에 적합한 최적 배양 조건과 면역력을 구명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산업화를 위해 최적 발효 공정 조건을 구명하고, 홍삼 제품의 면역 효능을 최상의 수준으로 증진할 수 있는 상황 균주를 선발, 발효 조건을 구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술의 산업화를 통해 홍삼의 기능성 물질 성분을 증진하고, 아울러 상황의 기능성 성분이 첨가된 건강식품 원료가 생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상황버섯 등 약용버섯은 자실체 즉 버섯 자체를 제품의 주원료로 활용해 유통돼 왔다. 약용버섯 고유의 면역 기능성에 더불어 인삼의 면역 기능성을 증진시키는 새로운 유형의 건강기능성 제품이 개발되면 면역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강효<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