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한국인삼협회장) - 인삼 산업, 확장보다 정비 … 유지·보전 중심으로 전환할 시점
김명수(한국인삼협회장) - 인삼 산업, 확장보다 정비 … 유지·보전 중심으로 전환할 시점
  • 권성환
  • 승인 2025.05.2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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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상시화 … 재해대책ㆍ특별위원회 신설해 구조 대응 
바이오 시장 진출 위한 제도 기반 마련 등

김명수 한국인삼협회 신임 회장은 “지금 인삼 산업은 성장보다 지속 가능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협회가 유지·보전 중심의 산업 구조 전환에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후 재해, 과잉 생산, 소비 위축, 유통 구조의 난맥 등 복합적인 위기가 누적되고 있다”며 “현 체계를 그대로 둔 채 산업을 확장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가 구조 개편과 기반 정비를 통해 생존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기후 대응은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폭우, 이상고온, 냉해 등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인삼 농업의 생존은 재해 대응 역량에 달려 있다”며, 협회 내에 ‘이상기후 재해대책위원회’를 신설해 농가 피해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더불어 “농업의 회복력과 소득 안정을 위한 ‘인삼농업 발전 특별위원회’도 함께 운영해 구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산업 재편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김 회장은 인삼 산업을 ▲홍삼 중심의 건강기능식품 시장 ▲바이오·제약용 약재 시장 ▲신선 인삼(수삼) 중심의 소비자 직거래 시장으로 삼분화하고, 각 영역에 맞는 기능성과 유통 체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오 산업과의 연계 가능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건강기능식품은 어느 정도 시장 기반을 확보했지만, 의약용 약재 분야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성사되면, 인삼의 역사성과 의약적 가치를 공인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약용 식물로서의 법적 지위를 정립하고, 고부가가치 바이오 시장 진출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기능성 중심의 가공 기준 개편도 병행된다. 김 회장은 “‘레드진생(홍삼)’, ‘골든진생(태극삼)’, ‘프레시진생(수삼)’ 등으로 명칭을 통일하고, 소비 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제품 체계를 확립해 산업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접근성 강화를 위한 규격화 전략도 추진된다. 김 회장은 “이제 인삼도 식품공전 기준에 맞춰야 한다”며, “100g 단위 포장으로 샐러드에 간편히 활용할 수 있도록 가공·유통 플랫폼을 개편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구조 개편을 뒷받침할 기반 정비도 본격화된다. 김 회장은 전북 지역에 수출 전용 수삼 포장센터를 조성하고, 금산권역에는 24시간 자동 선별이 가능한 광역 스마트 APC를 구축해 유통의 첨단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전임 회장의 정책 기조도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김 회장은 “반상배 전임 회장의 역점 사업이었던 유네스코 등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며 “공공형 CA 저장고 설치와 인삼 축제 지원 제도를 통해 주산지와 상생하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인삼 산업 기반 조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김 회장은 인삼 재배 전 ‘예정지’ 기간 동안 탄소 흡수 개념을 도입해 이를 제도화하고, 탄소중립 농정과 연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청년농 육성을 위해 단기 교육을 넘어 멘토링 중심의 세대 전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이제 인삼 산업은 성장이 아니라 정리와 정비의 단계에 들어섰다”며 “산업의 질서를 바로 세우고, 협회가 농민과 소비자, 산업을 잇는 브릿지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아니면 10년 뒤 이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며 “협회의 책임 있는 개혁과 실행력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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