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폐차광망·폐차광지 골칫거리 전락
인삼 폐차광망·폐차광지 골칫거리 전락
  • 권성환
  • 승인 2023.04.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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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 비용 비싸 불법 소각·매립 빈번
“정부 차원에서 처리비용 지원 절실”
농장 한곳에 방치돼 있는 폐차광망 모습
농장 한곳에 방치돼 있는 폐차광망 모습

인삼 농사를 지을 때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 설치하는 폐차광망·폐차광지가 인삼 농가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영농폐기물 중 재활용이 가능한 비닐 및 농약 용기에 대해서는 보조금 지원 및 각 지자체에서 수거를 하고 있지만, 폐차광망·폐차광지는 사용량이 적다는 이유로 농가 스스로 자비를 들여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연간 7만톤 가량의 영농 폐비닐류가 방치되거나 불법 소각 또는 매립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폐차광망·폐차광지는 1만 톤 가량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적지 않은 양임을 알 수 있다. 

현행법(폐기물관리법)상 폐차광망·폐차광지는 생활 폐기물로 분류, 조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처리 대행자 등을 통해 폐기해야 한다.

폐차광망·폐차광지는 현행법상 폐기물임에도 법 제정시 사용량이 적은 점 등 때문에 영농폐비닐 수거 관련 보조금 대상이 아닌데다 한국환경자원공사가 의무적으로 수거해야 하는 대상(비닐, 농약 용기)에서도 제외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농가들은 자비를 들여 대행자 등을 통해 폐기하거나 대형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길이가 워낙 긴 데다 질긴 소재로 만들어져 수거·운반 어려움 등의 이유로 다 쓴 차광망을 한 켠에 방치하거나 불법 소각·매립하는 경우가 빈번할 뿐만 아니라 처리 비용도 1톤 트럭 한 대에 20만 원 정도 들어 농가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강화도에서 인삼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농촌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폐비닐·폐농약을 마을 공동집하장에 내놓는 것조차 버거워하는데, 길이가 100m에 이르고 매우 질긴 소재로 만들어진 차광망을 농가에서 잘라 대형 종량제 봉투에 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센터까지 운반하라하니 상황이 마땅치 않아 몰래 소각 하는 경우도 많아 문제가 크다”고 호소했다.

금산인삼농협 관계자는 “폐차광망을 소각장에서 받아주는 일부 지자체가 있지만 비용이 비싸다보니 처리를 못하는 많은 농가가 한번 쓰고 재활용을 해 대부분 두 번씩 쓰면서 10년 정도 사용하고 있다”며 “농가가 쌓아두거나 불법 소각을 하기도 하니 환경적 차원에서라도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인삼농협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소각이나 폐기물 처리로 안 받아주는 지역이 많아 농가들이 2회를 넘어 3회까지도 재사용을 하며, 몰래 소각하는 경우도 꽤 있다”며 “재사용을 하다보면 내구성이 떨어지니 처분을 해야 하는데, 처리 자체가 어려워서 곤란해 하는 농가가 대다수이므로 해결방안이 모색돼야한다”고 했다.

풍기인삼농협 관계자는 “차광망, 차광지 등을 폐기하려면 농협에서 확인서를 발행받은 후 매립하는 실정으로 농가들의 생산비의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1년에 105톤 가량이 차광망 등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어 환경보호 측면에서 시급히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안성인삼농협 양희종 조합장은 “차광망, 차광지 등 영농폐기물은 처리 비용 부담, 수거·운반 어려움 등으로 영농현장의 골칫거리로 전락 된지 오래다”며 “처리 업체 또한 중량에 비해 부피가 커 보관장소 문제로 기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실정이 이러니 인삼농가들은 집앞 마당과 담벼락 근처에 영농폐기물을 수년간 쌓아놓고 있어 주거환경은 엉망이고 마을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처리비용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