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인터뷰 - 구본권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창간인터뷰 - 구본권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 윤소희
  • 승인 2021.06.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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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코로나시대 이끌 신유통·생산시스템 지원 추진할 터”
4차 산업혁명 기술 접목통한 판매서비스 구축 필요
폭넓은 소비자 발굴 지속 … 새 판로 창출 이뤄야
냉해 등 기후변화 피해 심각 보상지원 확대 시급
소비자 기호변화 따른 농업 다변화 제도 도입 추진

본지가 창간 26주년을 맞아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으로 지난 5월 12일 당선된 구본권 신임회장(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을 만나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품목농협의 발전방안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봤다.
구 회장은 기후변화와 더불어, 코로나19 장기화의 영향으로 인해 과수 및 채소, 화훼를 생산하는 많은 농가들이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한다.
이러한 가운데 품목농협이 할 수 있는 길은 농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다각도의 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으로의 변화 흐름에 따라 비대면 유통시스템, 스마트팜, 스마트 APC 등 디지털 기술 구축도 이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전국품목농협협의회장으로 당선되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수출이나 소비, 유통, 생산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크고 작은 부정적 영향들이 겹쳐 전국 품목농협은 물론, 지역농협까지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국 조합장들 간 단결과 의기투합이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다함께 힘을 합쳐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품목농협의 발전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 열심히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내수경기 위축 및 농촌 일손부족 문제, 점차 증가하는 자연재해와 병해충 피해 발생 등으로 앓고 있는 농민들을 떠올리면 어깨가 무겁다. 농민들의 소득창출을 목표로, 서로 상생해 더욱 성장하고 있는 품목농협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품목농협을 운영하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존재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현재 품목농협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초선이신 조합장분들 간 만남과 각종 회의 자리가 현저히 줄어들어서 의견 공유에도 어려움이 있을뿐더러, 아직까지 약간 서먹한 분위기가 있다는 점이다. 품목농협 조합장분들만큼은 직접 다함께 대면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고, 과수산업의 발전과 관련한 강사를 초청해 특별 강의를 추진하거나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우리 품목농협이 당면한 어려움과 문제점을 적극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협의해나갈 것이다. 품목농협은 지역농협에 비해 신용사업을 약 20년 늦은 90년대 초에 시작해 축협보다도 10년 이상 늦게 출범한 바 있다. 신용사업을 위한 지점 설치가 지역적으로 활성화된 장소나 금융상권이 활발한 곳에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신용사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농민이 스스로 만들어 독립적으로 규모를 키운 품목농협답게 진정한 협동조합의 모습을 지속하기 위해 경제사업이 확대돼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신용사업 또한 지금보다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품목농협의 신용사업 발전에 있어 어려운 점을 파악하고,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

▲최근 기후변화로 재해를 입고 있는 품목농협 조합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피해들이 있었으며, 앞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은?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로 과수분야의 냉해 피해가 큰 실정이다. 따뜻한 겨울 및 초봄 날씨로 인해 개화기가 당겨졌으나, 4월 초 날씨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냉해를 입은 과수들이 결실이 좋지 않은 상태다. 5월 기온 또한 오르락내리락해 우박 피해까지 입은 농가가 많다. 점차 심해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냉해 등 자연재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FTA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농산물 수입개방의 피해를 예방하고,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한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제도인 ‘FTA 과수 고품질 현대화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관수시설, 방풍망, 배수관, 서리우박피해방지시설 등의 재해예방 관련 시설 등을 농가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기후변화 시대 속 재해 피해 방지와 과수 생산성 향상을 위해 더욱 많은 농가가 폭넓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각 조합에서도 매년 찾아오는 냉해로 피해를 입어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을 위해 냉해방지용 방상팬, 미세살수장치, 난방기 등 설치를 중점적으로 독려해야할 것이다. 현재는 농가들이 농작물재해보험을 가입해도 피해에 대한 보상을 100% 다 받고 있지 못하고 있으므로, 재해 방지 시설 설치에 대한 지원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재해에 취약한 저지대 농가들을 위한 다각적인 시범사업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과수분야와 더불어 시설채소 분야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으로 발생할 것이 예상되니, 앞으로 국가와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요구되며, 정부 차원의 끊임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품목농협에도 많은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유통 등 다양한 측면에 있어 품목농협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
-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현재 백신 접종이 한창이지만, 독감과 같이 지속해서 예방접종을 실시해야하는 질병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우리 품목농협은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기만을 기다릴 게 아니라, 다양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위해 각 조합에서는 영농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한 다방면의 지원 사업 추진은 물론,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의 건전을 위해 조합 간 유통 및 판매 네트워크를 형성해야한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판매 사업도 구축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온라인 시스템에 대한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나가야 한다. 소비자가 농협을 찾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농협이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고 발굴하는 농산물 판매 서비스를 조성하면서 새로운 판로창출에 힘쓸 때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기관지 건강이나 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가 좋은 질적 농산물 생산을 개척해야한다. 산학연 협력을 통해 품목별로 코로나19 예방 맞춤형 신품종을 공동 개발하는 등 품종 다양화에 중점을 두고 농산물을 생산하면 우리 품목농협이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충분히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농업을 활용한 심리치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품목농협도 이러한 부분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할 것으로 보는데?
-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등이 많은 국민들에게 발생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심리건강을 목적으로 한 치유농업이 전국적으로 육성되고 있다. 유럽 등 해외 선진국 사례를 보면, 사과 등 다양한 품목의 농가에 소비자를 비롯한 여러 관광객들이 방문해 가공식품을 함께 만들거나, 생산 활동에 참여하는 등 농업을 직접적으로 체험하고 참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많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구축해 국민들의 마음을 치료하며 농업을 널리 활용하는 시대가 곧 다가오고 있다. 과수분야를 집중적으로 추진하면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민들이 치유농업에 참여해 프로그램 운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자금 지원 또한 이루어져야한다. 아울러 농민들도 스스로 새로운 농업의 패러다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우리는 지속해서 소비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원할지 고민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시대 변화와 소비자 기호 흐름에 맞는 새 농업 패러다임은 물론, 신품종 및 건강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현재는 수입 농산물이 넘치는 시대이므로, 국산 농산물을 향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계속해서 상승하며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야한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우리 농산물을 접할 수 있도록 신뢰성 있는 인증제도 등을 꾸준히 도입해 적용하면 끊임없는 우리나라의 농업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 속 해외 선진국 사례도 참고하며 우리나라만의 농업 다변화를 이뤄야한다.

▲앞으로 전국품목농협협의회장으로서 품목농협의 성장을 위해 협의회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고 싶으신지요. 
- 전국 품목농협은 과수계, 채소계, 화훼계로 이루어져 있다. 각 농협에 맞는 맞춤형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모든 품목에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것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설, 농자재 등이 저비용 고효율로 지원되어야 한다. 자연재해 발생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가고, 인건비와 농자재비는 상승해 농민들이 농가를 경영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영비는 나날이 올라가는데, 수익은 많이 나오지 않아 경영을 포기하는 조합원들도 증가하고 있다. 농촌 일손부족 문제까지도 심각해 가장 일손이 많이 필요할 농번기에 힘들다며 호소하는 농민들이 대다수다. 농민들이 힘겨운 싸움을 하지 않도록 전국의 품목농협들은 각종 지원 사업을 연구하고 추진해 농가경영비 부담 절감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농민들이 좋은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며,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게 곁에서 지원하고 여러 사업들을 육성하는 것이 농협의 역할이다. 아울러, 농협은 경제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나가며, 건전한 운영을 유지하는 데에서 근간이 된다. 질적 농산물 생산 증진을 통해 경제 사업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신사업을 창출하고 지원을 확대하며 전국 품목농협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겠다.

▲끝으로 우리 원예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 식량 안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식량 안보를 이끌어가는 산업이 바로 원예산업이다. 점차적으로 원예산업 분야에도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되고 있는데,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팜, 스마트 APC로의 전환 확대가 원예산업을 장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디지털 혁신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깊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품목농협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 바꿔나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 현재에 안주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게 아닌,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도 소비자 기호에 맞춰나가도록 미래를 향해 다함께 협력하며 걸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