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계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장
노계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장
  • 조형익
  • 승인 2020.06.19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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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시대 유통주체간 협업 및 상품세분화 확대해야
도매시장 저비용·고효율 체계 마련돼야 생존

최근 코로나19가 국내는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농산물 유통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과수, 채소 등 농산물은 일반적으로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매를 마친 후 분산된다. 이러한 거래방식이 코로나19로 변화조짐이 보이고 있다. 변화하는 농산물 유통환경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보기 위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노계호 강서지사장<사진>을 최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 하는 등 농산물 유통 환경에 변화가 일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 코로나 19 이후로 국내외적으로 모든 산업과 사회 구조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농식품 유통분야에도 온라인거래,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가정간편식, 반조리 농식품 수요도 크게 증가되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다양해지고 상품의 세분화가 확대될 것으로 본다.
또한 소비자가 유튜브·다양한 앱 등을 활용해 모든 정보를 검색하고 쇼핑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대형유통업체는 O2O사업을 전략적으로 조정하고 강화할 것이며, 온라인 플랫폼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농협,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자체 등도 온라인 거래시스템을 확대하고 있다. 농식품 유통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도·소매와 업종·업태의 구분없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
도매시장도 단순한 원물만을 판매하기 보다는 가공품도 취급 품목으로 확대하는 등 유통주체간 다양한 협업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도매시장이 운영되면 그간 농수산물 도매유통을 주도하였던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점차 쇠퇴할 것이다. 유통산업은 시대 상황에 따라 민감한 시류산업이다. 도매시장 유통주체들이 도매시장 존립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거래시스템 혁신 등 적극 대응하면 도매시장이 새롭게 성장 발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 19에 따른 변화 외에도 농산물 개방, 로컬푸드, 대형마트 등 유통환경의 변화 요인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도매시장은 어떤 변화를 가져야 하는지요
 - 농경연 자료(농산물 유통체계의 국제 비교분석과 유통정책 개선방향, 2017.12)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의 도매시장 구매비율이 4.8%에 그치고 있다. 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 경매제 시스템이 대량 구매력을 가진 대형유통업체에게는 맞지 않는 것이다. 즉 적시·적가·적품·적량 공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신속배송 물류시스템을 갖춘 온라인 플랫폼 업체 등이 크게 성장하면서 도매시장과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매시장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체계와 서비스를 혁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현행 경매제도가 단계가 복잡하고, 거래시간이 지연되고 유통 물류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도매인 등이 거래제도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정부(농수산물 공영도매시장 관리운영에 관한 심사분석 보고서, 경제기획원,1994.10)도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도매시장법인 경매제에서 공공출자법인 경매제로 이행하고, 다시 도매상제(시장도매인제)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고, 전후방에 많은 고용구조를 갖고 있는 도매시장이 쇠퇴하지 않도록 정부나 지자체는 대책을 세워야한다. 도매시장과 연계해 살아가고 있는 전통시장, 중소형마트, 영세식당 등 자영업자가 도매시장의 비효율로 인해 몰락해서는 안 된다.
도매시장 유통의 패러다임을 공정성· 투명성에서 효율성· 경제성으로 발상의 대 전환을 해야 한다. 정부도 코로나 19로 침체된 경기를 부양코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한국형 신뉴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매시장의 규제를 혁신하면 재원 투입 없이도 도매시장과 전·후방에 연계된 분야에서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고용이 확대될 것이다. 유통인은 ‘10원보고 천리간다’는 말이 있다.
도매시장과 유통인에게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등 창업인들이 마음껏 진입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앞으로 공사는 혁신형 온라인 전용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해 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이제 도매시장에 신 유통 뉴딜정책을 추진할 때이다.

▲결국 도매시장의 경직성을 타파해야 비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 1985년 6월 가락동 도매시장에 경매제가 도입된 이후 농수산물 유통산업 발전과 공정거래에 많이 기여해 왔으나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서구와 같이 도매상제(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고 도매시장의 유통인을 규모화 시켜야 한다.
그리고 일본과 같이 도매시장법인 수집 및 중도매인 분산판매 방식, 도매시장법인 직접거래방식, 중도매인 직접거래방식을 모두 허용하여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우선 경매제시장의 중도매인의 도매시장법인 소속제를 실질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통합정산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 도매시장법인간·중도매인간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거래제도를 다양화하고 직접거래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가격 폭등락, 가격 불안정성을 완화해야 한다. 사전 예측·사전 교섭거래가 가능토록 하고, 안정적인 생산 및 구매자(자영업자 등)가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거래형태를 발전시켜야 한다.
도매시장을 저비용·고효율 체계로 운영해야 생산자와 자영업자가 생존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시장도매인제는 강서시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생산자 보호를 위한 장치는 잘 짜여져 있다. 시장간·유통인간 경쟁, 생산자와 구매자 견제, 대금정산조합 운영, 송품장신고 및 알림서비스, 홈페이지 가격 공개, 업무검사, 경영평가, 생산자단체 운영참여, 전자계산서 발행의무 등이 그 것이다.
도매시장 거래를 이렇게 규제하는 것도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투명화시스템이 더 필요하다면 도매시장 유통관련 조세제도를 강화하고 거래계약서 사전 작성, 구매자 등록 및 거래신고제를 도입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IT강국이다. 4차산업 시대에 거래 투명화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면 된다. 현재도 출하자가 법에 정해져 있는 출하자 신고제, 송품장 작성 제출을 이행하면 거래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2015년, 2019년 시장도매인제 평가 연구용역을 했다. 출하자· 구매자 모두 시장도매인제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도매시장에 경매제가 운영돼야 기준가격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럽 등의 도매시장은 정부가 도매상제(시장도매인제)로 운영되고 있다. 도매시장 시세를 조사해서 기준가격으로 공표하고 있다.
중국 일부시장은 점포별 QR코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실제 출하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단순한 가격정보가 아닌 품목별· 지역별· 등급별로 전문요원에 의한 조사 분석된 시세 정보와 향후 전망· 상품화 정보 등 출하 관련자료이다.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아열대작목 및 신작목의 재배가 늘고 있지만 시장에서 보기 힘들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 지구 온난화의 영향, 농업인의 새로운 소득창출을 위해 베리, 체리, 파파야, 용과 등 아열대작물 등 신품종이 확대되고 있다. 소비자 수요를 판단하지 않고 재배하면 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미 많은 농업인들이 실패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도매시장 구조에서는 새로운 상품의 판매가 어렵다. 신상품에 대한 위험부담을 안으려는 유통주체가 없다. 그래서 신상품, 친환경 농산물, 특수작물 등의 판매가 불가능하다.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데 도매시장에서 이들을 위한 상품개발과 유통을 못하고 있다. 특수 고객을 위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새로운 상품은 위험부담이 매우 크므로, 사전에 생산·상품개발·판매전략 등이 수립되고 시장에 출시 돼야 한다. 그래서 거래제도는 다양화해야 하는 것이다. 농업인과 유통인이 자발적으로 협의해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야한다.

▲농산물 안전성은 이미 국민적 관심사인데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는 무엇이 있나요
- 공사는 시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안정성검사실 등 제도적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인력과 검사장비·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농산물안전성검사기관·검정기관 지정받아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80여개 품목, 5만여 건을 검사하고 있다. 매일 거래가 되기 전에 검사해 농약이 검출되면 유통 중지 시키고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정밀검사 결과 부적합판정이 되면 폐기 처분하고, 출하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더욱 강화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방사능검사·미생물검사·중금속검사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19예방을 위해 점포 등 시장시설 방역, 코로나 방역수칙 홍보 등 식품 위생 안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끝으로 국내 농산물 유통과 도매시장 발전을 위해 한 말씀을 하신다면
- 현재 가락동시장 현대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도매시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4차산업 시대에 맞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모두를 현대화하는 것이다.
생산자·유통인·구매자·전문가·정부·지자체 등 모두가 이해관계를 떠나 조금씩 양보 협의하고, 미래지향적인 도매시장으로 건설 운영되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장도매인제 시장을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다. 특히 생산자 보호를 위해서는 그 동안 많은 노력을 하면서 개선하여 왔다.
앞으로도 시장도매인제 시장이 생산 출하자에게 도움이 되고, 도매시장 발전을 견인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락동· 강서도매시장은 단순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아닌 생산자· 유통인· 구매 자영업자·소비자 등이 연결되는 유통과 식문화, 고용생태계로서 지속적으로 상생·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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