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차세대 항암제로서 가능성 확인
한약재, 차세대 항암제로서 가능성 확인
  • 이경한
  • 승인 2020.06.15 11: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삼·현초·건칠 면역기능 정상화 규명
인삼 내 성분인 사포닌 Rg3 및 컴파운드 케이(C-K)가 면역관문 단백질(PD-1) 분자결합을 각각 최대 60%, 67% 억제함을 확인했다.
인삼 내 성분인 사포닌 Rg3 및 컴파운드 케이(C-K)가 면역관문 단백질(PD-1) 분자결합을 각각 최대 60%, 67% 억제함을 확인했다.

한약재인 인삼, 현초, 건칠이 암세포로 인해 저하된 면역기능을 정상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차세대 항암제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초는 이질풀 또는 기타 동속근연식물을 꽃이 피기 전 또는 꽃이 필 때 채취한 것이며 건칠은 옻나무의 줄기에 상처를 입혀 흘러나온 수액을 건조한 덩어리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종열)은 한의기술응용센터 정환석 박사 연구팀이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활용하는 면역관문을 인삼, 현초, 건칠 소재가 차단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관련 유효성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체는 암의 원인이 되는 비정상세포(종양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체계를 활성화한다. 또한 면역반응이 필요 이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면역세포 활성을 억제하기도 한다. 이러한 기전을 면역관문이라 하는데 암세포는 면역관문 관련 단백질을 자극해 인체의 면역기능을 억제시키며 성장하는 특성(회피성)이 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암의 회피성을 차단시키는 면역항암제 치료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당 치료는 외부요인이 아닌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용한다는 점은 물론 정상세포 파괴 및 내성 등 기존 치료제가 지닌 부작용을 대체할 수 있기에 활용 가치가 매우 크다.

하지만 면역항암제 역시 20%의 환자에게만 효과가 있으며 높은 비용과 면역과민 반응 등의 부작용이 있어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효능의 신소재 탐색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환석 박사 연구팀은 기존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 발굴을 위해 1000여 종의 한의소재를 시험관 내 실험(In vitro)을 통해 탐색했다. 그 결과 인삼, 건칠, 현초가 면역관문을 자극하는 분자결합을 억제시킨다는 사실과 그 유효성분을 확인했다.

세부적으로 연구팀은 경쟁적 효소결합면역측정법(Competitive ELISA)을 통해 인삼 내 성분인 사포닌 Rg3 및 컴파운드 케이(C-K)가 면역관문 단백질(PD-1) 분자결합을 각각 최대 60%, 67% 억제함을 확인했다. 현초 내 성분 역시 면역관문 단백질(PD-1) 분자결합을 60%까지 억제한다는 것을 생화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항암치료제로 한방 병·의원 등 임상에서 많이 쓰이는 건칠 역시 면역관문 차단 효능을 보였는데, 면역관문 단백질 PD-1은 물론 CTLA-4도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정환석 박사는 “본 연구는 한약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면역관문 차단제 개발 연구”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다양한 한약이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