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폭염잡는 천연에어컨 잔디
한여름 폭염잡는 천연에어컨 잔디
  • 이경한 기자
  • 승인 2019.08.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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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온도 1/2, 대기온도 2℃ 낮춰

여름철 도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녹지공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피복식물인 천연잔디의 ‘온도조절효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천연잔디의 온도조절과 열섬현상 완화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달 초 서울과 대구 도심 내 천연잔디의 ‘기온조절 효과’를 측정한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인조잔디와 우레탄, 아스팔트 등에 비해 1/2 수준으로 현저히 낮아졌으며 대기온도 역시 2℃ 이상 내려갔다.

이번 측정조사는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대구광역시(북구, 수성구)와 서울특별시(관악구, 동작구, 광진구 일대) 등 총 10곳 18개 지점의 시민운동장, 학교운동장, 어린이공원 등을 대상으로 도심 내 지표면 피복유형별 지면과 대기온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측정 결과 천연잔디로 덮인 지표면의 평균온도는 34.5℃로, 인조잔디 67.5℃와 우레탄 61.4℃, 아스팔트 55.7℃에 비해 약 1/2 수준이었고 흙이 드러난 지표온도 49.4℃보다도 낮게 나타났다. 또한 대기 온도 역시 천연잔디는 36.8℃로 인조잔디 39.1℃, 우레탄과 아스팔트 38.8℃, 흙지반 38.0℃ 등에 비해 2℃ 더 낮았다.

한국잔디학회 연구에 따르면 잔디는 증산작용을 통하여 태양에 의해 더워진 공기를 기화(수증기화)하여 대기의 온도를 낮춰주는 효과를 가지게 되는데, 이를 에어컨 사용 대체효과로 개략 환산하면 1,000㎡(300평)의 잔디밭은 90㎡(27평)의 냉방에 필요한 가정용 에어컨 32대분 정도의 냉방효과를 가지는 결과가 된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손영모 소장은 “녹색의 잔디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산뜻한 기분과 위안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온도조절에 따른 도심 열섬효과 완화 등 효용가치가 많다”라며 “앞으로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자생잔디를 이용하여 내환경성 및 비용효율적인 관리형 잔디 품종을 육성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