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작물과 바이러스병
약용작물과 바이러스병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1.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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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증상 발생시 재배주변환경 유의해야
바이러스병 피해해석 체계 연구 필요해

약용식물(藥用植物)은 질병의 완화, 치료, 예방을 목적으로 ‘약’으로 이용되는 식물로, 의·약학의 시초가 약용식물을 이용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용식물을 이용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1500년경 고대 이집트의 에버스 파피루스(Ebers papyrus)라는 문헌이며, 약용식물의 효능 및 감별법 등이 자세히 기록된 디오스코리데스의 저서‘De Materia Medica’가 기원전 100년경에 작성되었다 하니 약용식물의 이용은 인류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자연적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에 중국과의 교역으로 약용식물의 왕래가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고 고려시대에 국산 약용식물에 대한 연구를 시작으로 조선시대에는 자체적으로 약용식물을 이용한 한의학 의서가 출판됐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따르면 국내 식물자원은 총14,827종이며 그 중 1/3이 약용작물로 알려져 있으나 약으로서 인증 기준이 되는 대학약전과 생약규격집에 등록된 약용작물은 현재 562종으로 분류된다. 최근 건강과 웰빙의 관심이 증대되면서 국산 약용작물에 대한 시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국내 약용작물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고품질의 국산 약용작물 생산을 위해 약용작물 종류에 따른 재배 기술 및 병해충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약용작물의 경우 바이러스병에 대한 연구가 거의 되어 있지 않은 것에 비해 영양번식을 하는 약용작물이 많아 바이러스가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약용작물을 대상으로 한 바이러스병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황, 마, 천궁, 삽주 등 주요 약용작물에서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들이 감염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지황의 경우 5종의 바이러스(지황모자이크바이러스;ReMV, 유카이모자이크바이러스;YoMV, 잠두위조바이러스2;BBWV2, 질경이모자이크바이러스;PlAMV, 지황바이러스1;ReV1)가 복합감염 되어 있었으며 주요 병징은 잎의 황화반점 및 얼룩덜룩한 모자이크 증상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상처를 통한 즙액전염 및 진딧물 전염으로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므로 정식 초기 꽃대를 제거하는 작업 시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ReMV와 YoMV는 토양으로도 전염이 되는 바이러스이므로 수확기 이후 토양 내 잔재물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마는 3종의 바이러스(마괴저모자이크바이러스;CYNMV, 마모자이크바이러스;JYMV, 잠뒤위조바이러스2;BBWV2)가 주요 발생바이러스이며 이들은 대부분 진딧물로 전염이 된다. 건전한 마와 비교할 경우 잎에 모자이크 및 원형반점이 뚜렷히 생기고 생육이 저조하므로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마는 덩굴성 작물이므로 바이러스 전반이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종근 정식이나 영여자 파종 시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확인 후 건전한 종근 사용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천궁에서 문제가 되는 바이러스는 2종으로 천궁엽맥황화바이러스1(CnYVV-1)과 2(CnYVV-2)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2종의 바이러스는 잎엽맥이 황화되는 병징을 보이며 심하면 잎 전체가 노랗게 되며 생육이 매우 저조해진다. 이 2종 바이러스의 전염 특성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천궁 종근에서도 검출율이 높아 바이러스 축적이 우려된다. 국내 삽주재배의 대부분은 큰꽃삽주로 국내에서 가장 발생이 많은 바이러스는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CMV는 기주범위가 매우 넓은 바이러스이며 진딧물에 의해 매개되므로 재배주변 환경에 유의가 필요하다.

CMV 발생이 많은 작물은 같이 재배하지 않도록 하며 잡초제거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삽주의 경우 종자로 번식하기 때문에 건전한 종자 사용과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다. 

약용작물 바이러스병에 대한 피해해석은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조사된바 없어 앞으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이러스병 발생이 높은 약용작물의 경우 바이러스에 대한 종류 및 전염특성을 파악하여 정확한 진단 및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약용작물 별 주요 바이러스 정보를 통해 건전 종근 생산 및 재배기술에 대한 관리체계 확립에 기여하고 고품질 약용작물 생산의 도약 계기가 되기를 기대 해본다.

■권선정<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