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에서 마을정원의 역할
도시재생에서 마을정원의 역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1.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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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매년 10조원을 투입하기로 발표하면서 도시재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도시재생은 2013년 도시재생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쇠퇴한 구도심 지역의 물리적인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실제 거주하는 지역 주민이 주체가 되는 공동체를 활성화하여 경제, 문화, 사회적 성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도시재생을 통해서 이루어진 마을의 변화는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이화마을은 70여명의 예술가가 참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이루어진 이후 TV와 영화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관광명소로 급부상하였다. 관광객의 증가로 마을 내 일부 주민은 상업 활동을 통해 경제적 효과를 얻었지만 일부 주민은 생활공간, 휴식공간이자 교류공간이던 계단과 골목을 관광객에게 내어주고 사생활 침해, 혼잡, 쓰레기를 얻게 되었다. 이를 견디다 못한 일부 주민이 벽화를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도시재생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에 와서 도시재생은 지역에 맞는 맞춤형 정비, 주민 참여, 일회적 성과보다는 지속적인 동력의 형성으로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특히 주민참여를 통한 공동체 복원,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 속에 ‘정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개인적 공간으로 인식되던 정원을 공동체 연계, 사회적 관계망 형성의 매개요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도시재생 테스트베드 대상지였던 전주 노송마을의 경우에는 폐가를 허물어 주민 공동텃밭을 조성하고 운영하여 커뮤니티 형성의 구심점으로 삼았으며 전략적인 경작을 통해 텃밭에서 생산되는 부산물을 활용하여 도시락 배달, 마을 레스토랑 등 사업의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재생사업을 추진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는‘마을정원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서울과 수원 지역에서 정원조성 및 관리기술 교육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성수동의 경우 골목길 1㎞가 정원으로 재탄생하였으며 주민들의 80%가 이러한 변화에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도시민을 대상으로 마을정원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2016년 320명) 도시민들은 마을정원을 통해 휴식, 공동체형성, 건강증진 등의 환경 및 사회적 측면을 기대하고 있으나 외지인 증가, 소득 창출 등의 경제적 측면에 대한 중요도는 낮았다. 또한 정원 조성의 유지관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높아 정원이 주민을 모으고 만나게 하며 교류하는 중요한 매개요소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에서는 지역사회 통합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정원 조성, 디자인, 유지관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 중에 있다.

정원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유기적 공간이다. 정원이 증가함에 따라 식물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며 이는 정원 소재를 생산하는 농가의 소득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정원과 관련된 문헌에서 추천하는 식물은 1,200여종으로 이중 2회 이상 추천된 식물이 400종이며 한번 추천된 식물이 800여 종으로 정원 관련 문헌마다 새로운 종을 추천하고 있으나 실제 유통되는 빈도는 미약하다. 도시민에게 제공되는 식물에 대한 정보는 일반적이며 독특한 식물은 유통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또는 농가에서 생산되는 식물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도시민에게 다양한 정원 식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 다양하여야 하며 농가와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정원에 다양한 식물이 식재되고 농가에서도 생산되는 식물을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정원이 도시재생에서 나아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길 바라며 농촌진흥청의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개발에도 관심을 기대해본다.

■정나라<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박사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