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한국과수전정접목연구소장(전 경희대 원예학과 교수)
김용구 한국과수전정접목연구소장(전 경희대 원예학과 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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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가 곧게 서서 자라는 나무 곁가지 잘라낼 때 밀착절단 해야

 
내가 1957년에 서울대 농대 농학과에 입학하여 과수원예학 교수님이신 이태현 박사님이 모집한 과수반의 일원이 되어 교수님 댁 텃밭에서 포도삽목을 실습하는 것을 시작으로 과수 업무에 종사한지 어언 60년이 흘러갔다.

이 60년 동안 과수공부에만 줄곧 종사하게 된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나라의 과수연구인의 한 사람으로 살아오면서 과수업계에서 실천하기를 바라는 세 가지를 압축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로 줄기가 곧게 서서 자라는 사과나무, 배나무,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 호두나무, 복숭아나무, 매실나무, 감귤나무 등의 묘목을 심은 후에 돋아나는 곁가지를 잘라 낼 때 원줄기에 그루터기가 남지 않게 바짝 붙여서 자르는 방식인 밀착절단(smooth cut)을 하여야 절단면을 뺑 둘러싸는 새살이 돋아난다. 절단면의 목질부가 썩지 않게 되고 크기에 따라 완전히 아무는데 햇수는 다르지만 결국 완전히 아문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절단하기를 바라며 이렇게 절단하지 못하여 목질부와 껍질이 닿는 경계선에 형성되는 원형의 유합조직의 일부 또는 전부가 썩어 들어가고 있는 전정상구는 모두 다시 바짝 잘라서 나무가 오래 살게 하기를 바란다.

미국의 과수학자 넬빈 웨스트우드(Nelvin Westwood)가 그의 저서(Temperate Zone Pomology) 최근 판에서 바짝 자르는 것은 "No", 조금 남기고 자르는 것은 "Yes"라고 그림으로 표시한 이후에 일부 국내 학자들이 가지를 발생기부에서 잘라낼 때 웨스트우드의 주장대로 그루터기를 좀 남기고 자르는 주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나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예산에서 사과나무의 줄기와 가지를 썩게 하는 부란병(Valsa mali)을 연구한 바 있다. 이때 부란병은 전정상구가 유합되지 못하고 썩어 들어가는 곳에서 그 썩은 조직에 침입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 밀착절단이 사과나무 부란병 예방에 있어서 필수적인 작업임을 증명하기도 하였다.

사과나무, 배나무, 복숭아나무 가지의 절단전정 방법시험을 1978년에 예산에서 시작한 이래 1986년에 수원에서도 실시하였고 이후 감나무, 매실나무, 대추나무, 호두나무, 밤나무, 복숭아나무, 모과나무 등 과수와 잣나무, 느릅나무, 참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단풍나무 등 일반 수목을 대상으로 바짝 자르기 실습을 실시하였는데 다 같이 밀착절단이 상구가 썩지 않고 속히 유합되는 데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다.

둘째로 1년생 새 가지를 한 참 자라고 있는 중에 자르거나 휴면 중에 그 1년간 자란 부분의 어느 부위에서 자르는 것을 절단전정(heading cut, Bruce Barritt 저 Intensive Orchard Management 참조)이라고 하는 데 이 절단전정은 위에 언급한 모든 과수의 1년생 묘목을 심은 직후에 삼가기를 바란다. 또한 수관이 완성된 여러 해 된 나무를 전정 할 때에도 절단전정은 원칙적으로 하지 않았으면 한다.

셋째로 우리나라에서도 왜성 사과나무를 비롯하여  대목품종과 접수품종이 다 같이 바이러스가 없는(virus free) 건강한 나무가 묘목포장에서 생산 되고 있는 만큼 15년쯤 사과를 수확하고 나서 나무를 모두 캐내고 지주 등 시설을 제거거한 후에 다시 개원하는 고가의 비용을 절감하고 바이러스 프리한 접수를 기존의 나무줄기 1m 이상에 고접(top working)하는 과수원이 많이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