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플러스 생산 현장
썬플러스 생산 현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5.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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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에서 1만평의 사과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하성덕씨(60). 그는 지난해 과수농협연합회 친환경기술지원단의 김창호 지도위원을 만난 뒤로 농법을 바꿨다. 국내 선도농가는 물론 세계 각국의 과수재배 선진지는 안가본 곳이 없고 이웃농가들로부터 ‘사과기술자’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김창호 위원의 농법이 우리나라 환경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썬플러스 충주지역 회장을 맡고 있는 그를 만났다.지난 13일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불구, 하 회장은 농장일에 여념이 없었다. 과원조성시 설치했던 2.5m 짧은 쇠파이프를 3.5m짜리로 교체하는 작업이었다. 하 회장은 “새 파이프값 외에도 철선 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시설비가 부담스럽다”면서도 “돈 안쓰고 돈 벌 수 있냐?”고 말했다.하 회장의 손은 겨울바람에 모두 터 있었다. 밤낮을 안가리고 유인줄 해체작업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달빛을 벗삼아 새벽까지 일했지만 아직 풀어야 할 유인줄이 남아있었다. “며칠전부터 날씨가 추워 밤 작업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는 그는 “일이 늦어지는 만큼 마음은 더욱 급해진다”고 말했다.거름내고 전정하는 것이 보편적인 겨울 과원관리의 전부이다. 하지만 썬플러스 회원들에게 기존의 과원관리 ‘공식’은 의미가 없다. 하 회장과 같이, 일하는 계절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는 일 역시 남들과는 다르다.하 회장은 과원은 다소 특이하다. 대부분의 사과원이 후지위주 농사를 짓고 있는 반면 하 회장은 조·중생종을 많이 심었다. 사과재배 면적 7,500평 중 후지는 1,000평 뿐이다.나머지는 히로사키, 감홍, 양광 등 다양한 품종이 식재돼 있다. “단일품종의 과원은 수확기 일손집중으로 애를 먹기 일쑤”라며 일손 분산을 위해 품종도 분산시켰다는 것. 추석사과부터 만생종까지 꾸준히 출하함으로써 자금운전의 효율성을 고려했다고 그는 설명했다.하 회장은 충주지역에서 신기술 도입의 선구자 중 한사람이다. 그는 지난 99년 M9 자근묘를 처음 식재했다. 하 회장을 포함, 딱 두농가만이 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시범농가로 3.2×1.2m 하수형 과원조성을 시도했다. 이때 심은 1,500평 M9은 2001년부터 수확에 들어갔다. 2003년까지는 품질좋은 과실을 수확, 유럽형 하수형에 확신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2004년 갓 성목기에 접어든 나무가 고사하는 등 조기 노화현상이 나타났다.해결방법이 없어 모두 캐내고 신규식재를 결심한 즈음 만난 사람이 김창호 위원이다. 김 위원의 권유에 따라 접목부까지 20cm나 노출시켜 심었던 나무에 복토를 했다. 또한 하수형으로 자리 잡혀가던 가지를 끈으로 상향 유인했다. 그 결과 수세가 회복됨으로써 김 위원의 기술 노하우에 신뢰를 갖게 됐다. 지난봄부터는 예산지역의 썬플러스 시범포를 부지런히 오가며 기술을 익혔다.하 회장은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영국 등 유럽지역 사과 주산지는 모두 다녀왔다. 일본의 아오모리에는 한해에 3번을 갔다 오기도 했다. 외국에서 대목을 도입, 시험재배한 경험도 있다. 때문에 일반농가들이 알지 못하는 대목특성까지 그는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 “T337은 굵고 거칠며, M9은 가늘고 매끈한데 뿌리의 성질도 다르다”고 하 회장은 설명했다.선진국과 우리의 사과산업 차이점을 묻자, 그는 “재배 기술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적과기법 등 일부 기술은 일본보다 우리농가들이 오히려 뛰어나다는 것. 나선형으로 주지를 배치하는 일본의 나리타형 수형은 인건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 때문에 배울만한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김창호 위원 기술과 외국 선진농가의 재배법은 그 원리가 비슷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세부적 관리법에선 차이가 분명하며 김 위원의 기술이 우리 실정에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하지만 더욱 큰 차이는 유통방법이라고 하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유럽에서 정착된 조합 공동판매 채널은 부러움의 대상이며 반드시 도입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지자체별 브랜드개발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그는 걱정했다. “주요과일 연간 생산량을 모두 합쳐도 200만톤 안팎에 불과한데 이같이 좁은 시장을 놓고 우리 브랜드끼리 내전을 벌여 공멸을 자초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하 회장의 우려섞인 전망이다.‘1년 중 10개월을 일하라고 김창호 위원이 주문하고 있는데 가혹한 농법이란 생각은 안드냐?’는 질문에 “이해가 부족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수형이 정착되는 3년차까지는 힘들지만 3년차 이후엔 기존농법 절반의 노력이면 고품질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하 회장은 “김 위원의 농법은 수형이 안정되면 겨울전정이 필요 없고 시비비용도 적게 든다”며 “아무리 농사를 못 지어도 기존대비 30%이상의 소득향상이 가능하고 더 높은 소득도 얼마든지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하 회장은 충주시농업기술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