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과 조기출하 배시장 혼선
미숙과 조기출하 배시장 혼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8.14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매시장 신고 재고소진 농가 출하 독려

제때 출하한 정품 가격 하락 부추겨
신품종 보급확대 위해 유통 변해야

도매시장에서 작년산 신고 재고가 소진되면서 조생종인 원황 미숙과 출하를 농가에 독려,  금년 배 시장을 흐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과일관측에 따르면 지난해산 신고 재고가 대부분 소진돼 지난달 신고가격은 전년보다 4% 높았으며, 조생종 원황의 이번 달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3만1,700원(15kg)보다 높은 3만3,000원∼3만5,000원에 거래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남 영암군에서 배를 재배하는 농가는 “도매시장이 보유하고 있는 저장배가 적다보니 익지 않은 생배를 가지고 오라고 농가에 독려하고 있어 문제”라며 “원황이 제대로 익으려면 8월10일경부터 출하해야 하나 7월20일부터 미숙과를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농가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황 미숙과를 경매가격으로 15kg에 7만5,000원까지 준다고 하니 농가들이 안가지고 갈 수 있냐”며 “이러한 미숙과들은 맛이 없어 올해 배 시장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미숙과들은 대부분 중국산 밀수 지베렐린을 사용해 빨리 생육하도록 했다”며 “정작 숙기를 거쳐 순리적으로 출하하는 농가들은 한꺼번에 양이 몰리면서 가격이 50,000만원으로 떨어지고, 이어 30,000∼40,000까지 하락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미숙과들이 배 소비를 급감시키고 가격을 떨어뜨리면서 신고가 출하돼도 보지도 않는다”며 “도매시장에서 당도를 따지지 않고 크고 이쁘면 높은 가격을 주는 것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장배 보유량에 관계없이 배 출하를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맛있는 신품종 보급을 늘려야 한다”면서도 “여름배인 한아름이나 조생종 화산 배가 맛있으나 도매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맛있는 신품종 배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지베렐린 칠한 대과를 선호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좋아하는 맛있는 중소과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이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나주배원예농협 공판장은 원황을 8월10일 이후로 출하를 유도하고 있어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전에 미숙과를 공판장에 출하해도 제값을 못받으니 농가가 시정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나주배원예농협 공판장 관계자는 “원황배는 기본적으로 8월10일 이후에 숙기가 되면 출하하라고 지도하고 있다”며 “최근 한차례 미숙과가 출하돼 경매를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락시장 서울청과 관계자는 “이전에 미숙과 문제가 있었으나 올해는 작년보다 첫 입고일을 늦췄다”며 “숙기를 맞춰오지 않으면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청과 관계자도 “어느 정도 색깔이 나와야 받고 있다”며 “신품종이라도 맛이 있으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