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원 예산능금농협 조합원(엔비사과농가협의회 부회장)
성기원 예산능금농협 조합원(엔비사과농가협의회 부회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7.24 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엔비사과로는 농가끼리 경쟁할 필요없어요”

▲ 성기원 엔비사과농가협의회 부회장.
성기원(50·예산능금농협 조합원) 엔비사과농가협의회 부회장은 평범하지 않은 이력을 가지고 있다.

충남 예산이 고향이고,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했다. 지난 대선에선 유력 대선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단다. 대학과 대학원에선 정치외교학과 행정학,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그동안 살아온 이력만 놓고 보면 성 부회장은 사과재배와는 무관하다. 

지금은 고향에서 사과를 재배한다. 4958㎡(1500평)에 사과나무 740주를 심었다.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규모다.

성 부회장은 농업인대학 사과반에서 공부하면서 엔비사과를 만났단다. 그는 “2012년에 백수가 됐었고, 평범한 직장을 잡으려고 해도 받아 주는 곳이 없었다”며 “그래서 고민하다 귀농을 결심했고, 엔비사과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엔비사과는 뉴질랜드가 원산지다. 엔비사과는 이 땅에 들여온지 올해로 7년차를 맞았다. 예산능금농협은 지난 2009년 예산지역 사과농가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뉴질랜드산 엔비사과를 국내에 들여와 심었다. 예산능금농협 조합원 가운데 135 농가가 엔비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엔비사과는 단단하면서 향이 있다. 16~18Bx로 당도도 높다. 출하시기도 후지사과보다 한달 가량 빠르다.

성 부회장은 “사과 시장은 추석 명절을 전후로 80% 가량 소비되는 데 엔비사과가 후지 사과보다 1개월 빨리 출하하면, 그만큼 틈새시장이 생겨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농가는 사과 재배를 하면서 사과 시세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농가는 생산에 주력하고, 판매는 엔비사과 국내 에이전트인 ‘ST Asia’가 판매를 대행한다.

성 부회장은 엔비사과 재배 3년차에 900상자(상자 당 18㎏)를 수확했고, 4년차엔 1600상자를 수확했다. 올해는 최소 2000~2300 상자를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후지사과에 비해 생산량이 더 많다.  엔비사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강원도 홍천과 충북 보은·영동, 경북 의성에서도 엔비 사과나무를 식재했거나 준비 중이다.

성 부회장은 토양의 지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밑거름에 우드칩을 넣었단다. 또 과수원에서 자연발생하는 풀을 버리지 않고, 두둑 사이 풀을 제초하고 나무로 밀어넣어 자연 퇴비가 되도록 한단다.

성 부회장은 “후지는 좋은 값을 받기 위해 농가끼리 경쟁을 해야 하지만, 엔비사과는 농가끼리 경쟁할 이유가 없다”며 “엔비사과를 재배하면서 알게 되는 경험을 회원들과 수시로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