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구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원
이양구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7.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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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 많이가는 노동집약형 배농사

노동력 절감 노력에 승패 갈려

이양구 조합원이 배농사의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른 과수농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배 농사는 특히 인건비 지출을 얼마나 최소로 줄일 수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립니다. 그래서 평소에 웬만한 것은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미리 공부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양구 천안배원예농협(조합장 박성규) 조합원은 배 농사에 인건비 절감 노력을 강조했다.  전정과 유인, 퇴비살포, 인공수분, 1차 적과, 2차 적과, 봉지 씌우기 등 배가 수확되기까지 전과정에 사람 손이 필요하다. 배 농사는 그만큼 일손을 많이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형 농업이라는 얘기다.

“인건비를 깎을 수는 없고요.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은 본인이 일을 많이 하는 수 밖에 없어요. 기계에만 의지하지도 말고요. 또, 배 수확의 전과정을 단계별로 정확히 알고,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4월 중순 무렵에 하는 인공수분은 기계로 할 수도 있지만, 결과물을 보면 사람의 손길이 닿는 것만 미치지 못하단다. 그래서 이 조합원은 인공수분을 할 때는 번거로워도 기계보다는 사람 손을 쓴다.

이 조합원은 5500평(18,150㎡)에 배 나무 650주를 심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연간 매출액은 1억~1억2000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배 생산을 위해 당연히 들어가는 원가를 제하고 나면, 실제 수익은 5000만~6000만원이란다. 전체 매출액 가운데 인건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이상을 웃돌고 있다.

이 조합원은 올해로 35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다. 다른 일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오로지 배’ 농사만 한길로 하고 있단다.

“예전엔 배농사가 고소득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자재비와 인건비, 농약비 등을 빼고 나면 실제로 내손에 쥐는 수익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을듯 싶어요. 배 값은 20여년 전부터 제자리 뛰기만 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양구 조합원은 천안배원예농협에 속한 작목반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20여년 전에 결성된 천안배원예농협 작목반은 28개 작목반별로 6~13명의 반원이 있다. 이들은 사안별로 모임을 갖고 판로문제와 농사기술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천안배원예농협에는 1073 농가에서 배 35,840톤을 연간 생산하고 있다. 천안배원예농협은 처음으로 미국에 배 수출을 한 국내 배수출의 전진기지다.

“처음에는 공동 판로를 찾기 위해서 뭉쳤어요.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등의 시장을 돌면서 판로개척에 직접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기서 모임이 더 발전돼 지금 작목반 모임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조합원은 아들 이승우(23)씨와 부인 정선엽(58)씨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지난 달 병역을 마친 승우씨는 아버지의 배농원을 물려받을 생각도 있단다. 하지만, 이 조합원은 반대하고 있다.

“아들이 농사를 짓는 것에 반대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아들이 나이 50세는 넘어서 농사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직장 생활 경험을 50세 넘어서까지 하고 농사를 지어도 무방합니다. 지금 집사람과 열심히 노력해 노후대책을 시작해야 하기도 하고요”

/이창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