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결정 시장기능에 맡겨야”
“농산물 가격결정 시장기능에 맡겨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6.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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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과도한 개입 협동조합 자율성 훼손

정부주도 협동조합 현실과 이상의 괴리 존재
본지 창간 22주년 특집좌담회 개최

농산물 가격 결정은 시장기능에 맡겨야 하며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농업협동조합 100년을 맞아 협동조합의 의미를 되새기며 향후 품목농협의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회의실에서 ‘협동조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창간 22주년 특집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전영남 전남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은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면 비상에 걸려 내게 전화를 자주 한다”면서 “농산물 가격은 시장기능에 맡겨야 조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조합장은 “정부가 시장에 너무 개입하는 것은 협동조합의 자율성을 훼손한다”며 “1 년에 두 차례 마늘과 양파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에 가는데 중국정부는 전적으로 시장에 맡기고 있어 한국 정부가 중국만큼만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전 조합장은 이어 “협동조합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조합원들 간에 협동의식이 고취돼야 한다”며 “스페인 몬드라곤에서는 협동조합원이 되기 위해 한 달간 학교를 다녀와야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인상에 남았다”고 말했다.

박성재 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우리나라 협동조합은 농촌 핵심조직으로 농가소득 증대와 국내농업 발전을 선도해 왔다”면서도 “다른 일반 지역농협에 비하면 품목농협의 주인의식이 높다고는 하지만 아직 조합원들의 조합 이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인의식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헌목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상임대표는 “정부 주도로 협동조합이 만들어졌으나 개념정립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운동이 있어야 했다”며 “1960년대 만들어진 체제 속에 그 많던 인재와 돈을 가진 농협이 아직 이정도 역할인가 볼 때 때로는 답답하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이 상임대표는 “협동조합의 근본정신을 실천하려는 교수나 농민지도자의 실천력이 부족했다. 지금의 농협은 조합원의 농협이 아닌 임직원의 농협이라고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길청순 지역농업네트워크협동조합 경기·제주지사장은 “농협중앙회가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을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정부가 결정한 부분에 단지 따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농협중앙회가 주도적 노력을 먼저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다소 아쉽다”고 질타했다.

윤익로 전 예산능금농협 조합장은 “협동조합이 본래 농민의 뜻대로 설립됐으면 하는데 1950년대 이후 정부 주도로 하다 보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존재했다”고 언급했다.

김석기 농협중앙회 회원지원국장은 “농협은 농업인 조합원을 대변하고 농업농촌의 발전에 기여하는 공익적 사업과 함께 각종 정책사업을 수행하는 농정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왔다”며 “농업인구 1,000만 시대에서 300만 시대로 오면서 농협에 대한 요구와 농업인의 기대치가 계속 커지면서 농협은 이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변신과 다양한 사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헤올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 사무관은 “아직 협동조합이 부족한 점도 많으나 정부와 합심해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