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바이러스 활성 억제 물질에 대한 연구동향
식물바이러스 활성 억제 물질에 대한 연구동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3.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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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바이러스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한 매우 작은 병원체로, 식물의 세포 속에 기생하며 감염시킨 식물체의 도움으로 증식을 하게 되기 때문에 감염시킨 식물체의 대사산물 생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식물체는 생육이 불량하며 정상적인 생장을 할 수 없게 된다.

식물바이러스는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아 원천적인 방제가 어렵다. 그래서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다.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곤충을 제거하는 살충제를 살포한다거나 재배지에 바이러스병에 감염된 식물체가 있는지 확인해서 감염된 식물체가 있으면 병이 전염되지 않도록 제거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그동안 바이러스병으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를 줄이고자 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루어졌다. 해조류부터 유래한 천연의 고분자 응집제인 알긴산나트륨, 표고버섯으로부터 유래한 펩타이드 글루칸 등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이런 물질들은 처리한 부위에만 효과가 있을 뿐이고 식물체 전체에 억제효과가 퍼지지 않는 단점이 있다. 한편 바이러스 활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식물체 추출물이나 미생물 배양액에 관한 연구들도 이루어졌다. 식물 추출물은 오배자, 비름나물, 분꽃의 추출물 이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생물에서는 트라이코더마속 곰팡이가 생산한 셀루라아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유는 오래전부터 식물바이러스의 활성을 억제하기 위한 용도로 많이 시도 되어져 왔다. 우유의 바이러스 활성억제에 관한 효과는 1930년대에 처음으로 제시되었으며 우유가 식물의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을 저하시킴으로써 억제한다고 하였다. 1940년대에는 우유가 바이러스분자와 느슨하게 결합함으로 인해 활성을 억제한다고 했으며 바이러스 활성이 다시 회복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1950년대에는 우유를 식물체에 처리 시 일종의 저항성을 유도한다고 하였다. 또한 우유의 바이러스 억제효과는 처리된 식물체 부위에만 제한적이라고 하였다.
 
이 후 연구에서 우유의 바이러스 억제 활성물질은 단백질이라고 하였다. 최근 연구에서 치즈 부산물인 유청을 활용하여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TYLCV) 억제효과에 관한 보고가 있었다. 이 연구에서 유청의 70~80%는 α-락토페린 또는 α-락트알부민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을 각각 TYLCV에 감염된 토마토에 살포하였을 때 살포 7-15일 후에 바이러스 복제가 억제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러스병에 의한 농작물 피해액을 2015년 9천억 원 정도로 추정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토마토의 경우 TYLCV 감염에 의한 피해액이 소득의 약 10%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억제물질이 몇몇 선발되어 즙액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해 오염된 전정 가위 등 기구의 소독에 일부 활용되고 있다.

만약 작물 재배에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침투 이행성이 있는 바이러스 억제물질이 개발된다면 이는 바이러스병이 발생한 이후에 처리하여 바이러스병의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곤충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병의 경우 살충제를 살포하여 곤충을 제거하지만, 바이러스 억제물질이 활용된다면 농약의 과다사용을 막을 수 있으며, 농산물의 무농약 재배가 훨씬 쉬워지게 될 것이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