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키위와 코리아 애플
뉴질랜드 키위와 코리아 애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2.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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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는 사과브랜드가 옥사과도 있고 진사과도 있다. 인구 5만4천여명에 불과한 의성에만 대표 사과브랜드가 2개나 된다. 하지만 키위로만 1조원을 수출하는 제스프리의 경우 뉴질랜드 키위라고 알려져 있지, 지방 명칭인 오클랜드 키위로 부르지 않는다. 키위가 뉴질랜드다. 지역별, 같은 권역 도내에도 사과 브랜드가 상존하고 경쟁하는 우리나라는 뉴질랜드 사례를 참고해 코리아 애플을 만들 수 있는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

그 출발점이 바로 의무자조금위원회다. 이를 통해 농가들의 자립심과 시장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함에 따라 자조금위원회가 가격안정과 수급조절을 단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식품부도 2017년까지 사과를 포함한 14개 품목을 의무자조금으로 단계적으로 전환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의무자조금 제도를 활성화하려면 농업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다. 제주도를 대표한다는 제주감귤자조금위원회는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의무자조금위원회가 전국을 상대로 통합사무실을 원활하게 운영한다면 코리아 애플 브랜드도 시작될 수 있다. 이미 1987년부터 뉴질랜드 정부는 농업 보조금을 폐지하며 키위농가들의 자립심을 강화했다. 농가들도 수년간의 시행착오와 진통 끝에 뉴질랜드 키위만을 마케팅하는 제스프리 회사를 출범시켰다. 제스프리는 뉴질랜드 전체를 대표하는 동시에 수출에도 단일창구 역할을 하며 마케팅과 연구개발까지 하나로 책임진다.

생산자단체가 자조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해당 농산물의 소비를 확대한다면 농가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소규모 농가들의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경영체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자조금을 거출하는 참여율을 높여야 한다. 뉴질랜드 키위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았듯이 코리아 애플도 하루아침에 탄생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그 시작인 의무자조금위원회가 잘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