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비작물 재배와 태양열 소독으로 인삼 연작장해 경감
녹비작물 재배와 태양열 소독으로 인삼 연작장해 경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2.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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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장해는 주로 토양전염성 병원균인 뿌리썩음병 때문에 발생하며, 특히 뿌리를 이용하는 작물에서 그 피해가 크다. 매년 돌려짓기(윤작)를 하면 연작장해를 예방할 수 있으나 인삼처럼 다년생 작물인 경우 재배연수가 증가하면 연작피해가 점점 더 심해지게 된다.

인삼의 연작장해는 뿌리썩음병 때문에 발생하지만 토양 무기양분이 결핍 또는 과잉되면 영양불균형에 의해 연작피해가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인삼 생육기간 동안 뿌리에서 분비되는 페놀물질(alleochemicals)이 토양에 축적되어 인삼을 다시 심었을 때 인삼의 생육이 억제되는 자가중독 현상 때문에 연작장해가 심해질 수 있으며, 재배연수가 경과할수록 뿌리에서 분비되는 페놀물질이 축적되고 그 물질의 영향을 받아 뿌리썩음병원균의 병원성이 강화되어 뿌리썩음병 발생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인삼 수확 후 윤작을 하거나 녹비작물을 재배하면 과잉의 양분을 흡착할 수 있고 부족하기 쉬운 미량원소도 공급해줄 수 있어 영양흡수 균형이 맞아 인삼의 병 저항성 강화되어 연작피해 경감에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녹비작물 재배는 자가중독 현상을 일으키는 페놀물질을 분해하며, 토양미생물상을 다양하게 하고 유익한 미생물의 번식을 도와 뿌리썩음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함으로서 연작장해 경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인삼 연작장해 발생의 주범인 뿌리썩음병원균 (Cylindrocarpon destructans, Fusarium solani)은 세포벽이 두꺼운 후막포자를 만들어 휴면상태로 땅속에서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으며, 보통의 살균제나 열에도 강한 특성을 보여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땅속에 있는 후막포자를 죽이기 어렵다. 윤작을 하면 병원균의 밀도를 감소시킬 수가 있으나 오랜 시간이 걸리며, 태양열 소독은 지온을 올려 병원균을 죽일 수 있으나 땅속으로 깊어질수록 지온이 낮아져 병원균의 완전한 살균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식물체를 땅속에 넣어주고 비닐을 피복하여 태양열 소독을 실시하면 녹비가 썩을 때 나오는 발효열로 지온이 상승하고 토양에 산소가 소모되어 환원상태로 바뀌게 되면 산소를 좋아하는 병원균은 높은 지온과 산소 결핍상태에서 잘 죽게 된다. 또한 녹비가 분해되면서 유익한 미생물이 많이 증식되어 병원균의 생장을 억제하게 된다.

수단그라스, 옥수수, 해바라기와 같이 여름철에 잘라고 건물생산량이 많은 녹비작물을 재배하고 7월 중·하순경에 트랙터 로터리로 식물체를 잘게 부수어 땅속에 넣어주고 투명비닐을 피복하여 8월 하순까지 방치해 두면 병원균의 살균에 효과적이다.

수단그라스는 산파를 하므로 파종이 용이하고 선충을 억제하고 건물생산량도 많으나 가뭄을 잘 타는 단점이 있어 파종 후 가물면 입모율이 떨어진다. 옥수수와 해바라기는 종자가 커서 가물 때도 입모가 비교적 양호하나 점파를 해야 하므로 파종이 약간 번거롭다.

수단그라스와 해바라기를 재배하여 태양열 소독을 했을 때 식물체 생체량은 해바라기가 다소 많았는데, 2년생 인삼을 정식하여 뿌리썩음병 발생률을 조사한 결과 해바라기 재배구가 수단그라스 재배구보다 뿌리썩음병 발생률이 낮아 녹비작물의 종류에 따라 소독효과의 차이가 있었다.

앞으로 녹비작물, 태양열 소독, 훈증제, 길항미생물 등의 순차적 종합투입처리를 하면 인삼과 같은 다년생 작물에서도 연작장해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우<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