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최우선의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정부 비축ㆍ보유물량을 공급하며 조기출하를 유도해 가격을 낮추겠단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설 성수품 수급안정 및 김영란법 대응 농식품 소비촉진을 위해 할인판매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연 판매량의 40% 가량이 설과 추석 같은 명절에 집중되고 있다. 명절대목의 효과가 그만큼 큰 것인데 가격을 낮추고 수입량을 확대한다는 건 농가에 달갑지 않은 대응책이다. 일부 언론에서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월동채소는 가뭄과 태풍 등의 기상적 여건으로 작황이 좋지 않음에 따른 결과이고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채소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과수업계의 경우엔 김영란법 시행으로 선물심리가 위축되고 수입 과일의 설 선물세트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산물의 가격 상승은 수년간 낮게 책정된 시세 탓에 상승폭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에 소비자 가격이 높아지면 소비자들은 값이 올라 고민이고 생산 농가는 소비가 위축돼 울상이다. 그동안 농민들을 만나오면서 농산물 가격은 수십 년 전 시세에 멈춰 있으나 농자재를 비롯한 경영비용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는 토로를 많이 들어왔다. 앞으로 정부는 농산물 가격을 낮춰 소비를 촉진시키는 정책에서 벗어나 농산물의 가치를 부각시키는 홍보와 함께 수급안정을 도모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정착시켜주길 바란다.

/안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