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술로 인하여 내 몸이 많이 망가지지만, 특히 간의 손상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근래에는 이런 술로 인한 간의 손상 못지않게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인하여 간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즉,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이란, 비알코올성 간지방증(nonalcoholic fatty liver; NAFL)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이 증가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유병률이 성인과 소아청소년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바이러스, 알코올, 약물, 유전에 의한 간질환을 제외한 원인을 모르는 간질환의 90%를 차지하여 가장 흔한 만성간질환의 원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역마다 다소 빈도의 차이는 있으나 적게는 6.3%, 많게는 33%, 평균 약 20%의 환자가 이 질환에 발병된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이 중 일부에서는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의 단계를 거쳐 간경변 또는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하지만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은 아직까지 치료약이 없는 실정이며 단지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등이 권장되고 있다.
물론, 이런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우리나라보다는 비만 등이 심각한 질환으로 야기되고 있는 북미 등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국도 서구식 식습관의 영향으로 비만과 당뇨질환을 증가함으로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하여 더 이상 안전지대일 수는 없다.
따라서 우리의 전통약초를 통하여 평소에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을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진행하였는데, 근래에 우리의 토종약초인 삼백초를 가지고 연구한 결과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삼백초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의 저지대 습지에 잘 자라는 식물로 뿌리, 잎, 꽃이 흰색을 띠고 있어 삼백초라고 불리우고 있으며,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식물이지만, 전국적으로 약 21ha 정도 재배를 하고 있다.
삼백초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선조들이 이용해왔는데, 본초서에 부종, 부기를 가라앉히고 황달, 배뇨가 곤란한 것을 치료하는 약초로 기록되어 있다.
이번에 삼백초에서 분리 정제한 마나산틴 A 또는 마나산틴 B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인간 간세포에 팔미테이트(palmitate)를 처리한 다음, 마나산틴 A 또는 마나산틴 B를 처리하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치료효과를 확인하였다.
팔미테이트(palmitate) 및 인터루킨-6(IL-6)에 의해 염증이 유도된 인간 간 세포는 JNK(c-Jun N-terminal kinases) 및 NF-κB(nuclear factor-kappaB)의 활성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 마나산틴 A 또는 마나산틴 B를 처리한 그룹에서는 JNK 및 NF-κB의 활성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염증 반응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염증이 유도된 인간 간 세포에 마나산틴 A 또는 마나산틴 B를 처리하면 STAT3(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3) 활성과 gp130(Glycoprotein 130) 단백질 발현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러한 결과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진행 및 전이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마나산틴 A 또는 마나산틴 B가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를 활성화시키고, ACC(acetyl-CoA carboxylase)가 불활성화된 것으로 지방합성을 저해하고 지방 산화를 촉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에 대하여 국내 자생식물인 삼백초의 효과가 밝혀져 건강기능성 인증 및 의약품 원료의 소재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고, 우리 전통 약초의 세계화를 통한 미래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의 토종약초를 통하여 국민건강을 도모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신희<농진청 원예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