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작물 건강하게 키우는 법
원예작물 건강하게 키우는 법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12.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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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어른들께서는 가장 어려운 농사로 자식농사를 꼽으셨다. 사랑하는 자식 키우는 것을 가장 어려운 농사로 비유하신 것은 자식 키우는 것과 농작물 재배하는 것이 거의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몸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인 것처럼 농작물 재배 중 농업인이 작물에 바라는 첫째는 병해충 피해를 받지 않고 건강하게 재배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매년 추운 겨울이 되면 만병의 근원인 독감이 유행하게 된다. 특히 노약자들은 필수적으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 독감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사람과 동물은 질병에 걸리고 나서 치료를 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으나, 살아가면서 병은 걸린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걸리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물인 농작물 재배 시 발생하는 병 피해도 발생 전에 방제 약제를 예방적으로 살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식물인 농작물은 병이 발생하여 피해를 받은 부위는 어떤 치료를 해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원예작물의 예방 약제를 살포할 땐 농작업 일지를 작성하여 병해충 발생 시기를 기록해 두면 좋다. 병해충은 이듬해에도 비슷한 시기, 비슷한 환경조건일 때 발생하기 되는데, 그 발생하는 시기 1~2주 전에 방제약제를 적기에 미리 살포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식물에 병이 발생하는 현상을 흔히 기주식물, 병원체, 환경조건을 3변으로 하는 삼각형으로 표시하여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식물병 삼각형’이라고 한다. 즉, 삼각형 한 변은 이들 3요소 하나씩을 나타내며 각 변 길이는 발병을 조장하는 특징들 합과 비례한다. 예를 들어, 식물이 저항성이고, 식물 성숙정도가 발병에 부적당하며, 재식거리가 멀면 기주 쪽 변이 짧아져서 병 발생량은 적거나 없다. 반면에 식물이 감수성이고, 식물의 생육정도가 발병에 알맞으며, 재식거리가 가까우면 기주 쪽 변은 길어지고 발병 가능성은 커진다. 마찬가지로, 병원균 쪽에서도 병원성이 강할수록, 병원체 수가 많을수록, 병원체 활성이 높을수록 병원체 쪽 변 길이는 길어지고 병 발생량은 많아진다.

또한, 환경조건(온도, 습도, 바람 등)이 병원체에 알맞게 작용하거나 기주 저항성을 감소시킬수록 병원체 쪽 변 길이는 길어져 발병 가능성은 증대된다. 이러한 3가지 요소가 정량화 되면 삼각형 면적은 해당 식물체 또는 식물 집단 발병량을 나타낸다. 이들 3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0’의 값을 가지면 병은 발생할 수 없다. 따라서 이들 3요소를 병이 적게 발생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식물병 방제 기본이 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한 집에서 살다가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이사를 할 경우 먼저 이사 갈 집을 청소를 깨끗이 하고 짐을 옮겨서 이사를 해서 살아가는 것처럼, 농업인들이 새로운 농장을 조성하거나 새로운 시설물을 만들어 농사를 새롭게 시작할 경우 이랑과 관수 라인만 깔고는 바로 정식하여 재배를 하게 된다. 이 경우는 우리가 이사할 때 청소를 하지 않고 짐만 옮겨서 바로 사는 것과 같다.

이렇게 살다보면 집안 식구들의 건강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새로이 농사를 시작 전에 청소의 개념으로 예정지 관리(토양 분석, 토양 및 시설 소독, 이랑 형성 등)를 하지 않고 농사를 시작한다면 농작물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 사전 점검, 예방소독 등을 먼저 수행하고 새로이 농사를 시작한다면 건강하고 풍성한 수확물을 생산하는 안전농산물 생산 농사가 될 것이다.

■이성찬<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