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바이러스병, 종류에 따라 방제 대책 달리하세요
고추 바이러스병, 종류에 따라 방제 대책 달리하세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10.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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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는 우리나라 음식에 빠지지 않는 주요 채소작물로서 재배면적 및 생산량에서 쌀, 콩에 이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고추는 각종 병충해 피해가 심해서 상품성이 높은 고품질 고추 수확을 위해서는 철저한 병충해 관리를 해야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역병과 탄저병과 같은 병해가 고추 수확량에 큰 영향을 끼쳤다면 최근에는 바이러스가 고추 재배에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추는 우선 생육이 불량해지고 과실 품질에 영향을 미쳐 심한 경우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발병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는 고추 바이러스로는 17종이 알려져 있는데, 최근 노지고추를 대상으로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ucumber mosaic virus, CMV),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omato spotted wilt virus, TSWV), 고추모틀바이러스(Pepper mottle virus, PepMoV), 고추약한모틀바이러스(Pepper mild mottle virus, PMMoV), 감자바이러스Y(Potato virus Y, PVY), 사탕무황화바이러스(Beet western yellow virus, BWYV), 잠두위조바이러스2(Broad bean wilt virus 2, BBWV2)와 같은 7종이 주요 검출 바이러스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이들 바이러스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작물을 감염하는 것일까? 앞에서 나열한 7종의 바이러스 중 TSWV는 총채벌레가, CMV, PepMoV, PVY, BWYV 및 BBWV2는 진딧물이 옮기는 바이러스들이다.

총채벌레는 주로 작물의 표면을 갉아서 피해를 주는데 이때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물을 가해할 때 바이러스를 획득하여 이 해충이 죽을 때까지 바이러스를 전염한다. TSWV를 보유한 총채벌레는 번데기나 성충의 형태로 토양 중에서 월동하여 이듬해 봄에 바이러스를 옮기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추 정식 후 초기에 TSWV의 발병빈도가 높게 나타난 바 있어, 겨울철에도 포장 주변의 잡초 및 토양관리에 있어 총채벌레의 방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철 월동기에 방제시기를 놓치면 밀도가 엄청나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고추 육묘가 이뤄지는 하우스가 전년도 총채벌레 발생이 심했거나 TSWV가 감염된 잡초가 존재할 경우 피해가 예상되므로 육묘기부터 하우스 및 본답 또는 주변잡초에서 총채벌레 방제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고추 정식 후에 고추 꽃잎에 총채벌레가 발견되면 5일 간격으로 2~3회 전문약제를 집중 살포하여 방제하여야 한다.

진딧물은 흡즙성 해충으로 CMV, PepMoV, PVY, BBWV2와 같은 바이러스는 진딧물 체내에서는 증식하지 않고 바이러스 획득 후 수초 간 구침(口針)에 존재하다가 다른 식물을 가해할 경우 바이러스를 옮긴다. 그러나 BWYV는 진딧물의 체내에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면 죽을 때까지 바이러스를 옮긴다. 진딧물로 옮기는 바이러스들은 이 해충의 발생 시기에 따라 바이러스 발병빈도가 영향을 받는데, 전년도보다 기온이 높았던 금년도 봄의 경우 진딧물 밀도 증가에 따라 고추 생육 초기부터 바이러스의 발병률이 높았고 피해도 한층 심했다. 진딧물은 1년에 9~23세대가 발생하는데 알, 약충, 성충이 늘 지상부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진딧물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시기에 바이러스가 감염된 고추 포장 근처의 기주 잡초 제거 및 방제약제 살포 등으로 꾸준히 관리한다면 피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는 생육 후기에 감염될 경우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은데 반해 생육초기에 감염될 경우 큰 피해를 주게 된다. 따라서 고추 육묘시기부터 생육초기에 바이러스를 옮기는 해충의 종류에 따라 적용 가능한 작물 보호제를 살포하여 방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권선정<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