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옥<농업기술실용화재단 창조농업본부장>
이원옥<농업기술실용화재단 창조농업본부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03.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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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제 봇물 속, 대세로 떠오른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생산자에겐 경영비절감, 소비자에겐 포인트 혜택(9%) 제공

 
이상기후에 시달리는 지구, 우리 모두에게 닥친 재앙
지난 1월 제주도에는 32년 만의 폭설로 45시간의 제주국제공항 폐쇄라는 초유의 사태와 약 60억의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였고 지구반대편 미국 동부 워싱턴을 비롯한 인근 주 또한 1m가 넘는 폭설로 인하여 도시 전체가 고립됨은 물론 비상사태까지 선포되기도 하였다. 특히, 폭설이 내린 미국 동부 지역은 불과 1달 전인 작년 크리스마스 때만 해도 초여름 기온인 20℃ 안팎을 오르내리던 지역이었다.
이상기후에 시달리고 있는 지구,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하여 작년 파리 기후회의(COP21)에는 전 세계 주요 정상들이 참석하여 신기후체제로 돌입하는 세계적 움직임이 결성되었다. 이제는 온실가스 감축이 선진국이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국가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가 함께 대응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 된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쉽게 지구를 지키는 저탄소 인증 농산물 소비
피할수 없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국내외에서는 ‘지구촌 전등 끄기’ 및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와 같은 자발적 실천운동과 온실가스 배출규제 등과 같은 강제적 정책들도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캠페인과 규제들은 생활에 크고 작게 불편을 주게 된다. 그러나 불편하지 않은 쉬운 방법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농식품 인증인, 저탄소 인증 농산물의 소비. ‘저탄소 인증 농산물’은 무엇일까? 과연 어떻게 저탄소 인증 농산물의 소비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을까?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이하 저탄소 인증)’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과 같은 국가 농식품 인증 제도로써 저탄소 농업기술(비료 절감, 농업기계에너지 절감, 난방에너지 절감 등 19개 기술)을 적용하여 생산한 농산물(벼, 배추, 사과, 참께 등 51개 품목)이 실제로 평균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줄였는지를 심사하여 정부에서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국가 인증제도이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농산물은 친환경인증 및 농축산물우수관리제(GAP) 등 먹거리 안전성이 입증된 농축산물에만 인증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는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된 프리미엄 농산물을 제공하고 생산자에게는 환경보전과 함께 경영비도 절감할 수 있어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저탄소 인증 농산물을 선택함으로써 안전한 농산물을 보장받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 농산물을 선별하여 지구를 지키는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인증제 속, 윤리적 소비 증가로 ‘저탄소 인증 농산물’ 관심 증가
우리나라에는 농식품의 친환경성, 안전성, 품질 및 특성 등에 관해 국가에서 인정하는 국가 농식품 인증(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 포함)으로 12가지가 시행되고 있다. 소비자 구매패턴의 변화와 수요에 따라 다양한 인증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생활수준과 문화가 변화하면서 농식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 구매패턴이 가격에서 건강과 품질로, 나아가 점차 윤리적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 윤리적 소비란 소비자의 윤리적인 가치판단에 따라 인간 뿐 아니라, 동물, 환경 등에 해가되지 않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연일 뉴스에서 보도되고 체감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에 구매만으로도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윤리적 소비, ‘저탄소 농산물 소비’에 대한 관심증가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유일한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취득을 위해 제출해야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보고서 작성지원 컨설팅, 심사비 지원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입장에서는 인증취득을 위한 비용부담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실제 경영활동에 투입되는 각종 농자재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농가들의 호응이 높다.
농가들 뿐 아니라 대형유통사, 유기농산물 전문 유통사 등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에 일환으로 기후변화대응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취급하고 있는 농산물을 ‘저탄소 농산물’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실제로 2015년부터 한 대형마트에서는 5개 지점에 저탄소 쌈채 전용매대를 설치하였으며, 점차적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다. 유통사의 이러한 관심은 생산자들에게 인증을 받게 하는 촉진제가 되고, 소비자들은 더 많은 저탄소 농산물에 노출되어 자연스러운 저탄소 소비문화 촉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선순환 생산-소비 생태계의 탄생이라고 볼 수 있다.

4인가족, 1년간 저탄소 인증 쌀로 밥 먹으면 1년간 컴퓨터 사용하지 않는 효과
그렇다면, 저탄소 인증 농산물의 소비는 얼만큼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을까? 4인 가족이 1년 동안 먹는 쌀을 ‘저탄소 인증 쌀’로 바꾸기만 해도 약 68kgCO2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이는 20년생 소나무 23그루가 1년간 흡수하는 양이자 1년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효과와 같다.
지금까지 저탄소 인증 받은 농산물의 온실가스 감축량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의 누적 온실가스 감축량은 10,391 tCO2로 이는 승용차가 서울과 부산을 약 68,800회 왕복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과 같다.

저탄소 인증 농산물 그린카드로 구매하면 9% 포인트 제공
정부에서는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의 소비촉진과 이에 따른 생산량 증대를 위하여 그린카드로 저탄소 인증 농축산물 구매 시 제품가액의 9%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저탄소 인증 사과를 10,000원어치 사면, 900원이 에코머니로 적립되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가격 혜택도 볼 수 있다. 적립된 포인트는 백화점 상품권이나 현금캐쉬백 등으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환원된다.
저탄소 인증 농산물의 생산·소비 확산은 더불어 사는 지구를 생각하는 같이의 가치를 추구하는 윤리적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농가 수익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산자 지원사업과 정책적 인센티브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참고
1. 저탄소 인증제는 2012년 제도도입 이후, 인증대상 품목 및 인증 농업경영체가 꾸준히 증가 추세로 인증대상 품목은 2012년 7개에서 2016년 현재 51개로 대폭 늘어났으며, 인증 농가는 2012년 60여 농가로 시작하여 2015년 현재 1700여 농가가 인증을 받았다.
2. 2016년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는 상, 하반기 2회에 걸쳐 인증취득지원 사업 모집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공고문은 3월중 운영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홈페이지(http://www.fact.or.kr) 또는 스마트그린푸드 홈페이지(http://www.smart-greenfood.org)의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스마트그린푸드 홈페이지의 ‘밥상의 탄소발자국 계산기’로 오늘 내가 먹은 밥상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해 볼 수 있다.